매일신문

은행 가계대출 문턱 높다

최근 금리가 급격히 떨어지고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기업대출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도 가계대출은 외면하거나 금리를 지나치게 높게 받고있어 비난을 사고있다.

또 은행들이 기업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을 가계 대출에서 보전하는등 부실을 서민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은행들은 정부의 강력한 중소기업 지원 독려에 따라 기업에 대해서는 금리 감면, 신규자금대출등 여신지원에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IMF 체제후 1년이 지나도록 빗장을풀지 않고 오히려 문턱을 높이고있다.

은행들은 대량 실직사태가 빚어지면서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우려가 적은 공무원이나 교직원 등이아니면 신용대출을 꺼리고있다. 담보대출에 대해서도 담보가치를 감액한 뒤 대출한도를 설정하는등 까다로운 심사규정을 적용하고있다.

한국은행 대구지점에 따르면 은행들의 이같은 가계대출 기피로 대구·경북지역에 진출한 22개은행의 가계대출 총잔액은 지난해 10월말 현재 3조9천3백37억원으로 97년 말(4조2천9백4억원)보다무려 3천5백67억원이 줄어들었다.

금리면에서도 서민들은 기업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있다.

지난해 10월말 현재 국내 은행들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14.01%로 IMF사태 직후인 97년 12월말(13.22%)보다 0.79%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중소기업대출 평균금리는 같은기간 동안 14.34%에서12.81%로 1.53%포인트 낮아졌다. IMF직전에는 가계대출이 기업대출보다 금리가 낮았으나 이후 1년만에 역전된 것이다.

모 은행의 경우 현재 기업에 대한 신규대출 평균금리는 10.66%였지만 가계대출 평균금리는13~14%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중거래실적을 인정받은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대출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은행들은 가계대출 최고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우량고객을 홀대하고 있다는 원성을 사고있다.정모씨(37)는 "지난 10여년동안 단한번의 신용대출도 없이 급여통장 거래를 해온 모 은행에 5백만원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신청했지만 IMF사태 이전과 달리 보증인이 필요하다는 은행측 이야기를 듣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이 기업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을 가계대출에서 보전하고있다는 비난도 높아지고있는데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을 닥달하다시피 독려하고있어 솔직히 가계대출에는신경쓸 여력도 없다"고 털어놨다. 〈金海鎔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