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대구소망모자원 아이들의 '새해 맞이'는 남달랐다.
이웃돕기 성금으로 지난 한해동안 하루에 1백원씩 용돈을 아껴 모은 저금통을 마침내 열었기 때문이다. 이날 저금통에서 쏟아져 나온 백원짜리 동전은 모두 2천여개.
"한달 용돈이 5천원 미만인 애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엄마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그나마용돈도 없구요"
원장 최정권씨(56)는 "아이들이 작은 기적을 이뤄낸 것 같다"고 말했다. 30여명이 조금 넘는 소망원 아이들이 정성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
IMF 이후 오갈데 없는 모자 가정을 보호하는 이곳을 찾았다가 정원 초과로 되돌아가는 이들이늘면서부터. '좀더 어려운 이들을 돕자'는 원장님의 제의가 동기가 된 것. 아이들은 이후 일주일에 서너차례 열리는 한문 교실이 끝나면 어김없이 백원짜리 동전을 모으기 시작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서로 눈치를 보며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냈다"는 김민기군(13)은 "하지만 저금통에서 혜성이 우유값으로 5만원을 준 이후로는 용돈을 받으면 아예 얼마씩을 떼놓는 아이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심장병을 앓는 세살바기 혜성이는 지난 5월 엄마와 함께 이곳에 들어온 후 우유도 제대로 먹지 못하다 친구들의 도움을 입게 됐다.
최원장은 "저금통에 모인 동전을 헤아리는 아이들의 표정이 그렇게 밝을 수 없었다"며 "물론 올해도 용돈을 모으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저금통을 들고 매일신문 이웃돕기 창구를 찾은 소망원 아이들은 일찌감치 '값진 진리' 한가지를 더 깨달았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만큼 기분 좋은것은 없다"는 것을.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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