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단독국회밖에 길이 없는가

정권교체후 첫 여당 단독국회가 강행되고있다. 민주화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우리의 의회민주주의현주소가 아직도 이 지경인가하는 자괴감과 서글픔을 감출 수 없다.

국회 529호사태가 벌어지면서 정쟁 때문에 민생.개혁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되지못하는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지만 이렇게 여당단독국회에서 졸속통과되리라고는 생각하지못했다.물론 여당이 이전부터 단독국회강행을 여러차례 공언한바는 있지만 그럴 때도 단지 야당에 대한전략용 발언으로 여기고 싶었던 것이다.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 어떻게 해서든 국회를 정상화시킬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정국과 국회의 파행 원인이 되고 있는 국회 529호 사태와 관련, 이미 우리는 여권이 주장하는 '강제진입'의 불법성과 야당이 주장하는 '정치개입'의혹에 대한 문제는 그것대로 처리하고 국회는정상운영을 해야함을 강조한바있다.

국회 529호 사태는 법적으로 다루어야할 부분이 있다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국회내에서 일어난정치적 성격이 강한 사건이므로 여야가 먼저 정치적으로 풀어야하고 검찰에서 사법처리할 부분이있다면 검찰의 조치를 일단 지켜봐야할 것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마치 이성을 잃은듯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모색하기보다 서로가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비난과 공격만 일삼는 것은 정치권의 졸렬한 모습을 드러낸 것일 뿐아니라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라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단독국회과정에서 보여준 여야의 자세는 국회의 기능과 역할이 무엇인지를 망각하고있는 인상을 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당이 안기부 정치개입의혹문제로 국회를 거부한다는 것은이치에 맞지않다. 야당의 입장에선 이 문제가 이만저만 심각한 사안이 아님을 충분히 이해할 수있다해도 민생.개혁법안 처리를 지연시킴으로써 받게될 국민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결코 국회를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의회민주주의하에서 야당의 투쟁방법으로 국회보다 더 좋은 선택이 없다. 장외투쟁은 국회내에서의 투쟁이 불가능할 때 불가피하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야당이 이번 국회를 거부해놓고 또 임시국회소집을 요구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않다.

여당도 야당의 의원총회가 끝나는 것을 기다리지않고 단독국회를 강행하는 모습은 다분히 야당에대한 정략적 냄새를 풍기는 것이다. 15분만에 70개안건을 처리하는 졸속국회는 결국 정국주도의책임을 지고있는 여당에게 더 큰 비판이 돌아가게됨을 알아야한다. 여야는 국회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다시 시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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