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용없으면 은행돈 못쓴다

앞으로 신용이 없으면 은행돈을 쓸수 없게 된다.

구조조정을 끝낸 은행들이 새해들어 담보보다는 고객에 대한 종합평가와 신용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여신심사 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면서 은행거래 관행에 일대변화가 일고 있다.은행들은 기업 및 개인고객 여신업무를 분리하고 기업금융을 전문화시키는 등 기존 거래관행을대폭 손질, 대출심사 강화, 부채내역 신고 등 고객평가 및 신용제고를 위한 조치를 마련해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다음달부터는 1천만원이상, 7월부터는 5백만원이상 대출하는 고객들이 은행권은 물론 제2금융권 부채, 사채 등 자신의 모든 부채내역을 은행에 신고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종전에는 3천만원이상 대출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은행권 부채만신고하면 됐으나 앞으로 이곳저곳에서 무한정 빚을 늘리지 못하게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단계적으로 제재를 당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금융거래불량자로 등록돼 금융거래를 할수없게 된다.

고객들은 향후 원활한 은행거래를 위해서는 보증인이나 담보제공 대신 부채내역을 성실히 신고하고 자금운용을 투명하게 하는등 신용도 제고에 주력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은행권은 또 여신 서비스강화를 위해 점포전문화를 추진할 방침인데 대구은행은 오는 20일부터이현공단, 복현, 칠곡 등 3개 지점을 2억원 초과 여신 및 외환업무를 집중처리하는 중심점포로,인근 11개 지점을 위성점포로 분리운영한다.

중심점포에는 여신섭외 및 심사, 사후관리 등을 담당하는 기업금융팀을 배치, 기업거래를 전문화하는 한편 위성점포는 2억원 이하의 여수신만 맡아 개인고객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은 다음달말까지 3개지점을 중심점포로 시범운영한뒤 이를 확대, 전체 1백90여개의 지점 가운데 40개 정도를 중심점포로 집중육성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영업점을 개인과 기업고객 전담체계로 이원화, 대구의 경우 6개 지점 가운데 대구와 성서지점에 개인전속점포와 기업금융점포를 함께 운영하고 나머지 4개 지점에서는 개인 여수신업무만 담당토록 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대구지역본부 내에 기업금융센터를 설치하고 심사역 4명을 배치, 5억~20억원 규모의여신 마케팅 및 심사, 사후관리 등을 전담케 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같은 변화는 고객밀착 서비스 제공, 부실채권 방지 등의 목적 외에 신용위주의 금융거래 관행을 정착시킨다는 목표아래 앞다투어 추진되고 있다.

또 기업들은 제공한 부동산 담보만 믿고 자금운용을 부실하게 할 경우 여신을 회수당하는 일도생길 수 있어 현금흐름 관리는 물론 장래 상환능력까지 높이는 등 신용도 제고에 주력할 수밖에없게 됐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구조조정에 이어 올해는 여신제도의 대대적 개혁이 계속될 것"이라며 "개인이든 기업이든 금융거래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신용도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중요하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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