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학꿈보단 어머니 완쾌 급해요

"대학진학은 1년 더 미뤄도 되지만 어머니 병원비는 지금 아니면 안되잖아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신세대 김승훈(18· 대구시 서구 평리2동)군. 수능 340점으로 당당히 단국대언론영상학부에 특차로 합격한 김군은 7일 단국대를 찾아가 스스로 입학포기각서를 썼다. 대학을포기한 대신 되돌려 받은 입학금 50만원. 지난 4일 위암선고를 받은 어머니 최태희(40)씨의 진료비로 쓰일 소중한 돈이다.

김군의 가족은 2년전만 해도 남부러울 것 없는 중산층이었지만 10년 남짓 학원강사로 일해온 아버지가 직접 학원을 차린 것이 화근이 됐다. 학원은 눈덩이같이 불어나는 적자와 빚더미만 남긴채 1년만에 문을 닫았다.

30평짜리 빌라와 세간살이까지 몽땅 처분하고 4식구가 몸을 눕히기도 비좁은 월세방으로 옮긴 것이 지난해 3월.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아직도 갚아야할 빚이 3천여만원이다.

집에서 놀수만은 없다며 보험설계사로 나서기 위해 교육을 받던 어머니 최씨는 수료를 불과 열흘앞둔 새해 벽두에 암선고를 받았다.

보험료 체납으로 의료보험혜택마저 끊긴 절박한 형편. 그런 어머니 앞에 어느새 훌쩍 커버린 맏아들이 자신의 입학금을 되찾아와 내민 것이다.

"어머니, 걱정마세요. 유명해지는 사람들은 다 고생하면서 크는 거래요" 담담하게 자신을 위로하는 아들에게 눈물 섞인 웃음을 지어보이는 어머니. 이들에게 올 한해는 아직도 '희망찬 99년'으로남아있다.

도움주기를 원하시는 분은 기쁜날 이웃사랑 운동본부(매일신문사 사업부 251-1411, 대구가정복지회 955-8310)나 ARS 모금전화(700-7979)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