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사흘 연속으로 국회본회의의 의안처리를 단독 변칙처리한 경우는 의정사(議政史)에 처음있는 일이다.
국정과 민생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국정현안들이 여야의 진지한 토의를 통해 심사숙고하는 모습으로 처리되지 않고 날치기로 결정되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국민의 양해를 얻기어렵다. 이는여당의 지나친 독주이며 잘못이다.
물론 이같은 여당 단독 변칙국회가 국민회의와 자민련만의 잘못은 아니다. 야당이 국회 529호 사태를 빌미로 국회를 거부한 것은 여당 단독국회의 구실을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국민들 사이에 엄연히 이견(異見)이 팽팽한 쟁점사안까지 여당이 충분한 토의없이 날치기로 일방처리한 것은 옳다고 할 수 없다.
쟁점사안들이 이같이 처리됐을 때 이에 동의하지않는 국민들이 국회내에서 여당이 다수라는 명분에 무조건 승복할 것인지도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과거 정권에서 다수여당이 날치기로 통과시켰던 쟁점사안들이 반대입장의 국민들로부터 엄청난저항을 받았고 심지어 한번 통과된 법안이 번복되는 혼란을 가져옴으로써 국정의 차질과 국민의고통을 가져온 경험도 있다. 자칫 이같은 국회의 날치기 의정이 국정의 악순환을 부르지 않을지걱정스럽다. 이같은 날치기 처리가 후유증을 불러온다면 여당은 야당을 탓하고 다수만을 내세울것인가.
야당의 잘못은 이미 지적된 바와같이 안기부의 정치사찰과 개입의혹의 제기도 국회참여를 통해따져야하고 열린 국회를 거부하면서 다시 임시국회소집을 요구하는 것도 합당치 못한 것이다. 그러나 여당은 야당의 잘못된 경우만 보고 야당에게만 단선적으로 대처하는 국회운영을 해서는 안된다.
국정주도의 책임을 진 정당으로선 국민을 의식한 정국운영을 해야할 것이다. 국회 529호 사태도분명히 안기부의 정치개입의혹과 관련 짚어야 할 문제점이 있다. 정치인에 대한 정보수집과 안기부의 직무범위등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회가 법규정비등 확실한 입장정리를 해둘 필요가 있는부분이다.
야당의 문제제기에 대해 무조건 전면거부하고 검찰에만 사태해결을 미룰 일이 아니다.여당이 국회운영을 이렇게 한다면 정권교체후 여당의 야당의원영입에 의한 세불리기가 결국 여당의 오만과 독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럴뿐 아니라 우리의 의정사가 날치기니, 기습처리니, 단독강행이니 하는 권위주의시대의 구태에서 벗어날 수 없고 현정권이 주장하는 정치선진화는 현실과 거리가 멀어질 뿐이다. 때문에 국정의 안정을 위해선 이번에 처리된 쟁점사안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국회의 토의에 의한 여과과정이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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