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학생들은 주머니돈이 생기면 몇일밤을 새우며 그 돈을 알차게 쓰기 위한 계획을 세우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이나 비슷한 연령대의 또래집단은 그만한 돈이 생기면 어떻게 소비할까?
대다수가 스티커 사진을 찍기 위해 그 돈을 쓴다해도 전혀 과장된 말이 아니다. 요즘은 어디가나스티커 사진을 찍는 기계를 볼 수 있다. 한 블록을 넘어서면 하나, 그것도 모자라 아예 체인점을낸 가게도 볼 수 있다.
또 단순히 스티커 사진을 찍기만 하는 초기단계부터 달력, 영화포스터, 잡지등을 배경으로 한 응용단계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뿐만아니라, 스티커 사진 수첩,열쇠고리, 배지 등 스티커 사진에서 파생된 각종 액세서리까지 가히, 스티커사진 왕국을 방불케한다.
스티커 사진기가 수입된 제품이라 한번을 사용할때마다 얼마의 로얄티를 지불해야 하니, 국가적차원에서 얼마의 손실이란 말로 해묵은 애국심에 호소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점은 조금 더 복잡하고 심리적인 문제이다.
어딜가나 쉽게 볼 수 있고 행할 수 있는 단발적이고, 손쉽고 빠른 스티커사진 문화속에서 우리가은연중에 배우게 되는 건 가벼움이고, 외면의 겉치장속에 더욱 수그러드는 자신의 모습이다.주머니 돈 몇푼으로 행하는 단발적이고 일회적인 문화에 자신의 모든 개성이 다 표현될 것처럼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착각이다.
오히려 그런 문화에 깊이 빠져들수록 더욱 약해지고 감추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람이 가벼워지고 쉬워진다면, 그래서 단순해진다면 그를 주체로 한 정치, 사회, 경제, 문화가 무너지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아껴두고, 계획적으로 행하는 쌈짓돈 문화와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 충동적이고, 단발적으로 행해지는 스티커 사진 문화...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오예리(매일신문 인터넷독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