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화랑가 긴 겨울잠

새해가 됐지만 대구화랑가는 긴 겨울잠에서 쉬 깨어날것 같지 않다.

연초엔 전시회가 적은 것이 화랑가의 통상적인 관례(?)지만 올해 1, 2월은 예년보다 더 심각한 전시공백을 보일 전망이다. 기획전.대관전 모두 드물어 새해같지 않은 가라앉은 분위기이다.이달들어 지역화랑들의 새해 첫 기획전으로는 대백프라자갤러리의 '재불화가 이성자 초대전'(17일까지), 동아전시관의 한국화가 권용섭씨 금강산 스케치전인 '개골산전'(16일까지), 동원화랑의'재미화가 이사라 초대전'(15~22일), 시공갤러리의 '빌모뜨 건축전'(20~2월27일) 정도에 불과하다.대관전은 지난 12월부터 계속되는 '안소니퀸전'(31일까지, 대구문예회관)을 비롯 '이창수 서예전'(17일까지, 대구문예회관), '김점희 서양화전'(13~21일, 스페이스129) 정도.

2월에는 소수의 인기있는 전시장에서 대관전 위주의 몇 몇 전시회 일정이 잡혀있을 뿐 대다수 화랑들은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분위기로 보아 봄시즌이 시작되는 3월에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그 만큼 화랑가의 요즘분위기는 나른한 무력감이 지배적이다.

동원화랑의 손동환대표는 "경기가 조금씩 호전된다고들 하지만 화랑가의 체감경기는 작년보다 별로 나을것 같지 않다"며 "91년이후 계속된 미술시장 불황에다 IMF한파까지 겹쳐 이젠 화랑들도지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는 미리 준비한 전시회때문에 극심한 경제한파속에서도 예년수준의 전시회가 열렸지만 올해는'전시회를 열면 열수록 손해'라는 작가들의 인식때문에 전시회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지역 화랑관계자들은 "어림잡아 지난해 전시물량의 70%선 정도에 그칠 전망"이라고 보고 있다.경기회복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한 전시회가 줄어들 전망이고보면 전시회를 확보하기 위한 화랑들의 보이지 않는 자구노력이 어느때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화랑은 대관료를 50% 낮췄고 일부화랑은 새로 이전할 전시장의 대관료를 30%선으로낮추기로 하는 등 전시회 유치를 위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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