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욕시티 발레 창단 50년 맞아

300년 전통의 고전발레에 도전, 현대발레의 새 장을 열었던 뉴욕시티 발레가 창단 50주년을 맞아올 시즌 화려한 기념무대를 펼친다.

지난 48년 10월 11일 뉴욕 맨해튼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인 뉴욕시티 발레는 고전발레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심장이 멎을 만큼 파격적인 안무로 '아방가르드'의 첫걸음을 떼었다.지난해 11월 24일 98-99년 시즌을 시작한 뉴욕시티 발레가 개막 무대에 내놓은 작품은 반세기 전의 창단 레퍼토리인 '바로크 협주곡', '오르페우스', '교향곡 C장조' 세 작품.번개같이 빠른 발동작, 프로펠러 날개처럼 허공을 날카롭게 가르는 팔, 남자 위에 높이 매달린 깃털같이 가벼워 보이는 여성 무용수....

뉴욕시티 발레의 오늘을 일궈낸 러시아의 천재 조지 발란신이 안무한 작품들이다. 금세기 최고의안무가로 평가받는 발란신은 뉴욕시티 발레를 창단, 8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끌었다.바흐의 음악에 맞춘 '바로크 협주곡', 비제의 '교향곡 C장조' 등 그의 작품은 고전발레와는 달리스토리보다는 음악에 의존하는 신고전주의풍 세계를 보여 준다.

발란신은 자신의 작품에 많이 사용한 러시아 음악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처럼 고전주의 원칙에탐닉했으나 동시에 고전주의를 깨는 데 몰두했다.

"발란신은 여성 무용수가 힘차게 춤추고 반대로 남성 무용수는 부드럽게 춤춘다든가, 고전발레의스텝을 뒤집고, 바꾸고, 달리 해석하는 방식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고 무용평론가 에드윈 덴비는 말했다.

러시아-아메리칸적인 성격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 발레단은 고전발레에 기초한 미국적인 예술형태,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뛰어난 기교와 속도, 모더니즘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고 안무가 램시는평가했다.

현재 뉴욕시티 발레의 예술감독은 발란신의 뒤를 이어 83년부터 이끌고 있는 덴마크 태생의 피터 마틴스(52).

발란신 밑에서 1주일에 14회나 무대에 서며 명성을 떨쳤던 '스타 무용가' 출신이다.재즈음악가 윈톤 마살리스의 음악에 맞춰 새 작품을 안무, 6월에 초연할 예정인 마틴스는 뉴욕시티 발레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무대"라고 자부한다.

발란신 외에도 제롬 로빈스, 프레드릭 애쉬튼, 마사 그레엄, 존 크랭코, 앤토니 튜더 등 쟁쟁한 안무가들이 뉴욕시티 발레와 함께해 왔다.

뉴욕시티 발레는 '예술의 경계'를 밀어내는 발란신의 선구적 업적을 따르면서 올 시즌 1백여 작품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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