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간의 구김 바랜듯한 색상 편안하게 최고

'이보다 더 편할 순 없다'

약간의 구김, 조금은 바랜 듯한 자연의 색상.

21세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99년에는 무조건 편안한 옷을 입자.

세기말의 정신적 혼란과 경기불황으로 인한 근심을 모두 벗어버리고.

■평화·순수함 추구

▨화이트 대유

암울한 느낌의 회색이 판쳤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최대 유행색은 순수함을 상징하는 화이트. 자연주의를 바탕으로 편안함, 평화로움을 추구하는 99년 유행경향과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패션쇼마다 지루할 정도로 많은 화이트 색상의 옷이 등장, 유행 강도를 예고하고 있다.

자연의 색 베이지나 아이보리, 카키 등도 편안함에서는 화이트에 뒤지지 않는 색상. 푸른 바다를연상시키는 선명한 블루도 함께 '뜨는'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

▨자연소재 인기

우리 피부에 휴식처럼 느껴지는 면, 마, 모 등 천연소재가 인기를 끌 전망. 조금씩 생기는 구김이옷의 자연스러움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몸의 선을 살려주면서 입은 듯, 안 입은 듯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의 니트소재도 인기. 로맨티시즘의 영향으로 시퐁 등 속이 비치는 얇은 소재도 99년 많이사용될 소재중 하나로 꼽힌다.

■모자달린 티셔츠

▨실용성, 활동성을 살린 옷

편안함과 실용성, 활동성은 뗄 수 없는 속성. 때문에 모자 달린 티셔츠나 체육복 하의처럼 끈으로매는 형식의 하의, 주머니가 달려 흔히 건빵바지로 불리는 카고팬츠가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패션디자인센터 이명자연구원은 "정통 스타일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가공된 진의류가 많이 나타난 것도 올 패션경향의 또다른 특징"이라고 말했다.

■장식억제 심플한 멋

▨미니멀리즘

최대한 장식을 절제해 심플한 멋을 살린 옷들이 거리에 넘칠 것으로 보인다.

정장류도 마찬가지. 넉넉한 실루엣에 절제미가 돋보이는 옷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복도 예외일 수 없다. 여성복처럼 찰랑거리는 기분이 들 정도로 가벼운 소재로 자연스러움을 살리는데 접근한다. 허리를 끈으로 묶는 스트링 팬츠가 남성복에까지 적용되는 것도 편안한 느낌을살리려는 시도.

■몸매 선 살린 아기자기함

▨로맨티시즘

편안한 옷이 유행이라 해서 여성스러운 경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몸의 선을 살려준 귀엽고 아기자기한 옷이 많이 나올 전망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아이템은 일명 '발레리나 스커트'. 속이 비치고 하늘하늘한 소재를 두세겹으로겹쳐 입어 확 퍼지는 기분을 낼 수 있다. 입으면 공주가 된 듯한 느낌.

■실내화 같은 느낌

▨굽없는 구두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하이힐을 신고 편안함을 외칠 순 없다. 밑바닥이 고무로 된 납작한 운동화'프림졸'이나 실내화같은 느낌의 굽이 거의 없는 '토슈즈형' 신발이 편안한 옷과 함께 유행할 듯.가공할 높이의 통굽으로 숏다리를 감춰왔던 단군의 후예들에게는 안타까운 일. 하지만 슬림한 옷차림으로 키를 커보이게 한 후 편안한 신발을 신고 거리를 누비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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