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연 이틀 내각제개헌 연내 불가의 공론화에 나섰지만 김종필(金鍾泌)총리는 한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총리실 측근들 조차 '노 코멘트'와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이같은 입장을 보이던 김총리가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단독으로 주례보고를 했다. 이 자리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내각제 논란에 대한 언급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관계자가 지난 17일 '내각제개헌 연내 불가'입장을 밝혔을 때 처음 나온김총리측의 반응은 "당(자민련)에 알아보라"는 것이었다. 할 말이 없는게 아니라 당에서 적절히대응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김총리는 18일 저녁 한 언론인 모임에 참석해서는 "정치문제에 대한 말을 아끼겠다"며 신년휘호로 제시한 '일상사무사(日常思無邪)'를 인용, "올해는 국정에 전념해 이 나라가 지난 날처럼 어이없는 사태를 겪지 않도록 국정을 반석위에 올려놓는 것이 소임이라 믿는다"고 말했다.이처럼 내각제 논란에 '무심'한 듯한 김총리의 대응은'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평소 소신과 맞닿아 있다.
김총리가 그렇다고 내각제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김총리는 연초 기자들과 만나 지난 95년 당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의 결별과 자민련 창당과정'을소상하게 털어 놓으며 내각제개헌의 당위성을 얘기한 바 있다. 그러면서 무심결에 "권력의 속성은 과욕을 부리게 마련이며 그런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내뱉었다.결국 김총리는 연초 두차례의 독대와 청와대측의 내각제연기론 제기를 통해 김대통령의 의중을어느 정도 파악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김총리의 무대응은 '김심(金心)'헤아리기와 향후 행보가닥잡기 수순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총리실 주변에서는'JP의 침묵은 태풍전야의 고요일 수도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번 내각제연기론 파장이 독대를 통해 봉합되더라도 JP의 본격적인 대응은 2월초로 예정된 인도와 중동지역 순방에서 표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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