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해빙무드 원점으로…

여당이 경제청문회를 하루 걸르는 대신 야당은 장외투쟁을 중단하는 등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듯하던 대치상황이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여야 각 당의 총무들은 18일의 협상내용을 지도부에 보고하고 19일 다시 만났으나 전날 협상의결과물은 없던 일이 됐다. "협의가 가능하다"는 이부영(李富榮)한나라당총무의 이야기는 당에 갔다온 뒤 쑥 들어가 버렸다. 한나라당이 당론과 다르다며 완전히 뒤집었기 때문이다.

이회창(李會昌)총재 등 지도부의 생각은 이총무와 달랐다. 이총무는 협상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총재에게 질책을 당한 데 이어 민주수호투쟁위에서는 더 큰 '욕'을 보았다. "가시적 성과도없이 마치 우리가 청문회에 들어가는 것처럼 했다"는 불만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런 분위기는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이 "우리 당은 장외투쟁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며 "우리가 장내로 들어가 청문회에도 참석한다고 봐서는 안된다"고 발표함으로써 더욱 분명해졌다. 한나라당은 오는 24일 마산역광장 집회를 강행하기로 하고 이어 부산과 대구에서도 집회를 예정하고있다.

결국 19일 원내총무들은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여당은 529호실 사건과 경제청문회라는 두 가지 현안을 놓고 여야가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일괄타결을 짓기를 희망했다.여야동수 요구도 최대한 수용하는 선에서 야당을 일단 원내로 복귀시키겠다는 자세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529호사건과 청문회는 별개라며 대통령의 사과와 안기부장의 파면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장외투쟁을 계속한다는 것이고 그와 별개로 청문회는 여야동수 특위가 구성돼야 한다는 주장을 바꾸지 않았다. 여야 동수가 수용돼 청문회에는 들어가도 장외투쟁은 계속한다는 원내·외 병행투쟁전략이었다.

따라서 여당이 529호사건에 대한 근원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청문회특위 여야동수 구성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이상 한나라당은 밖으로 나돌 게 분명하다.

특히 이총재와 한나라당이 여론이 불리하지 않다는 정세판단에다 강성투쟁만이 잠복한 당내문제의 돌출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치정국은 해법없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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