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마산집회

24일 마산역광장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장외집회는 우려되던 '불상사'없이 성황리에 비교적 질서정연하게 치러졌다. 이날 행사에는 당소속 국회의원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마산역광장은 물론 진입도로 일부와 인근 고층건물의 옥상까지 가득 메운 청중은 대략 2만명(경찰추산 1만7천명)으로 추산됐다. 간혹 연사들이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문제성발언이 잇따랐으나 지난해 서울역집회와 같은 사고는 없었다.

행사장 주변에는 '지역경제 파탄주범 김대중정권 심판하자', '독도를 팔아먹은 김대중정권은 국민앞에 사죄하라'는 현수막들이 대회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삼성자동차 빅딜과 관련, '일어나라일어나라 부산시민이여 부산은 삼성자동차를 살려야 합니다'라는 현수막도 눈길을 끌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규탄사에서 "우리가 지역감정을 이야기하러 왔느냐. 김대중정권이 정치와 경제를 잘 하는데 여기 왔느냐"고 물어 "아니다"는 청중들의 답과 환호를 유도했다.

이총재는 이어 "나는 아무 것도없고 버릴 것도 다 버렸다"며 "가시밭길을 가는 우리당을 지켜주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덕룡(金德龍)부총재는 안기부의 정치사찰과 관련, "전정부에서 하면 민주주의 파괴행위, 공작정치이고 자신들이 하면 통상활동이고 민주정치인가에 대해 민주화투쟁의 경력을 걸고 대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택(李基澤)상임고문도 "여당은 동진정책을 통해 동서화합을 한다고 하는데권력을 잡고 쳐들어와서는 같이 하자고 한다고 해서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3.

김종하(金鍾河)의원은 "국민의 정부가 특정지역 정부가 됐다"며 "이 정부는 동남은행과 한일합섬을 퇴출시키고 경남은행까지 문닫으려하는 등 지역경제를 죽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권익현(權翊鉉)부총재는 "정부가 홍보하는 영남권개발에 경남은 해당사항이 없는데 경남은 이렇게 해도 된다는 말인가"라며 흥분했다.

김호일(金浩一)의원은 "의령사람인 고이병철씨가 세운 삼성그룹과 진주 구씨 집안의 LG그룹 등경남사람이 세운 회사만 뺨을 맞고 있다"고 했다. 김의원은 이어 "마산의 상징적 기업인 한일합섬이 광주나 목포에 있었다면 퇴출되었을지 정권에 묻고싶다"고 했다.

공식행사가 끝난 뒤 이총재와 당지도부 그리고 '이회창'을 연호하는 청중들은 마산역광장에서시외버스터미널에 이르는 1㎞의 도심 편도4차선 도로를 점령,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총재는 터미널 앞에서는 유세차량의 지붕에 올라가 "우리는 마산에서 승리했다"며 시민들에게고마움을 표한 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나라와 겨레를 구하기 위해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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