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재빈곤·창의력 고갈"비판속

할리우드 리메이크영화들이 극장가에 붐을 이루고 있다.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널리 사랑받은 고전들을 다시 만드는 것은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들이 즐겨쓰는 수법. 이 때문에 소재 빈곤, 창의력 고갈 등 비평가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그러나 계속된 비판에도 불구, 식을줄 모르는 영화 리메이크 열기는 관객에게 낯선 새로운 이야기를 시도하는 위험부담을 덜고 명작의 감동을 재탄생시킬 수 있는 안전한 제작방식으로 '할리우드의 전통'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말 대구극장에서 개봉되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공포영화 '사이코'는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흑백영화 '사이코'(1960년)를 리메이크한 작품.

'아이다호' '굿 윌 헌팅' 등으로 익히 알려진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이번 작품이 '리메이크'가 아니라 완전한 '재생산'이라고 강조한다. 조셉 스테파노가 히치콕을 위해 썼던 각본을 거의 그대로사용, 유명한 샤워장면 등 연쇄살인의 공포속으로 관객을 몰고 간다.

어머니의 배신에 충격을 받아 어머니를 살해하고 썩어가는 시체옆에서 자신과 어머니의 이중인격체로 사는 '사이코' 노먼 베이츠역으로 빈스 본이 캐스팅돼 원작에서 열연한 앤터니 퍼킨스를 대신해 충격적인 살인행각을 벌인다.

앞으로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리메이크 영화들은 조디 포스터가 데보라 카 역을 대신한 '왕과나', 짐 캐리가 출연하는 토니 커티스, 잭 레몬, 마릴린 먼로의 요절복통 코미디 '뜨거운 것이 좋아', 린제이 로핸의 '페어런트 트랩', '마이티 조 영' 등 줄을 이을 전망이다.현재 개봉중인 영화중에도 톰 행크스, 멕 라이언 콤비의 '유브 갓 메일'은 1940년 지미 스튜워트와 마거릿 술라반을 스타로 만든 영화 '모퉁이 가게(The Shop Around the Corner)'의 리메이크작. 편지로 사랑을 싹틔우는 원작의 고전적인 사랑방식은 현대판에서 컴퓨터 E메일이라는 최첨단통신방법으로 탈바꿈했다.

얼마전 개봉된 영화 '조 블랙의 사랑'도 1934년작 '사자의 휴가(Death Takes a Holiday)'를 리메이크, 브래드 피트가 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죽음의 사자로 분했다.

그러나 이같은 리메이크 영화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예컨대 '조 블랙의 사랑'이나 '유브 갓 메일' 등은 기대 만큼 관객 동원에 재미를 보지 못한 것.

어쨋든 홍수를 이루고 있는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들은 '원작보다 나은 영화는 없다'는 고정관념 허물기와 흥행 성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할 것으로 보인다.〈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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