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기아 이틀째 증인신문

국회 IMF환란특위는 29일 이신행(李信行)전의원, 유시열(柳時烈)제일은행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기아사태와 관련한 이틀째 청문회를 갖고 기아부도 원인과 처리 지연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이날 청문회는 특히 전날 김선홍(金善弘)전기아회장이 16억원을 줬다고 증언한 이전의원이 증인으로 나온 만큼 이전의원이 기아부도 처리에 개입했는지 또 정치권에 대한 로비는 어떤 식으로진행됐는지가 집중 추궁됐다.

먼저 이전의원의 비자금 조성과 사용처 등에 대한 추궁이 시작됐다. 의원들은 "이전의원이 기산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며 사용처 등을캐물었다.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은 "이전의원을 비롯한 기산의 임직원들이 94년부터 97년까지 자동차대금 과다계상분 1백51억여원 및 하도급 용역대금 허위증액분 25억여원,96년 총선당시 선거자금 16억여원 등 총 1백93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폭로했다. 김의원은 또 기산과 서우컨설팅이 체결한 설계용역계약서를 공개하고 기산이 4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 등에 대해 로비를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민련 이건개(李健介)의원은 이전의원의 비자금 조성의혹을 제기하고 "지난 92년말 대통령 선거당시 이전의원은 김선홍전기아회장을 수행해 하이얏트호텔에서 당시 김영삼후보에게 대선자금을건넷다는 제보가 있다"며 사실 여부를 추궁했다.

같은 당 정우택(鄭宇澤)의원도 "이전의원은 영남지역 기아차 판매권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고유력인사 소유의 부동산을 2배이상 비싸게 매입한 의혹이 있다"며 당시 부동산 소유주였던 유력인사의 명단공개를 요구했다.

기아 부도원인을 기산의 부실경영에서 찾는 의원들도 많았다. 의원들은 "지난 93년까지만 해도건실하던 기산이 이전의원이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부실덩어리로 전락했다"며 "결국 이런 부실화가 기아 부도를 초래한 주요원인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국민회의 추미애(秋美愛)의원은 "기아 부도의 원인은 여타 계열사와 함께 기산의 적자 심화와 이에 따른 차입자금 증가에 기인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천정배(千正培)의원은 "기산의 부실, 방만경영은 무리한 외형 확대와 단기차입의존 경영,청탁과 뇌물로 얽힌 부도덕한 경영 등에서 기인한다"며 기아그룹 부도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자민련 정우택의원은 "유행장이 강경식전경제부총리 주재 대책회의 등에 참석해 기아 부도처리와 법정관리과정에 강부총리의 지시를 일사불란하게 수행한 것은 신형 관치금융"이라며 주거래은행에 대한 책임문제를 추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