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순찰 경찰관의 친절

칠흑같이 깜깜한 13일 새벽 1시50분쯤 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31번 국도 위. 귀성 길이 막힐까봐전날 저녁 서울에서 출발한 이용철(32)씨는 울진군 후포읍 고향으로 길을 재촉하던중 낭패를 당했다.

24시간 영업하는 주유소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휘발유 보충을 하지 않았던 것. 기름 부족 경고등은 연신 들어오는데 가도 가도 깜깜한 산길 뿐 주유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주위를 지나치는 차들에게 도움을 받으려 해도 새벽 시간에 통행하는 차조차 없었다.

가족들은 점차 두려움에 떨고….

이 때 경광등이 번쩍거리면서 경찰순찰차가 다가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영양경찰서 일월파출소 소속 김팔호(33)경장과 최성태(30)순경이 순찰을 하던 중이었다. 이씨는 당시 기분을 "구세주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인근 주유소까지만 태워달라는 부탁을 들은 김경장 등은 영양 관내에는 밤새 영업하는 주유소가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씨에게 파출소까지 따라오라고 말한 뒤 파출소에서 비상용으로 보관중이던 휘발유 10ℓ를 이씨 차 연료통에 직접 넣어주었다.

이씨는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기름값에다 직원들 간식비용으로 쓰라며 얼마 안되는 사례금을 건넸으나 김경장 등은 당연한 일을 했다며 기름값만 받았다.

이씨는 "일부 경찰들의 비리 때문에 좋지 않은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퍼져 있지만 대다수 경찰관들은 김경장같은 사람일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김경장은 "또다른 비상사태에 대비, 기름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기름값은 받았지만 경찰관이수고비를 받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당연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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