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지난해 8.31전당대회에서 총재로 선출된 후 지난달 말로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이총재는 지난 6개월 간의 시련기를 넘어 이제 대안을 가진 야당, 집권경험이 있는 정책야당의 지도자로서 자리매김을 위한 계획을 수립, 추진할 계획이다. 따라서 2일 기자회견과 여야총재회담은 이총재의 위상을 강화해줄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장외투쟁으로 일관해온 대여투쟁을 벗어나 민생현장을 돌아보고 정부여당의 국정혼란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최근 한나라당의 노력도 이총재의 이미지 쇄신작업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곧 성사될 여야총재회담은 이총재의 정치적 위상을 확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지난 6개월 이총재는 언제 야당의 총재자리에서 낙마(落馬)할 지 모른다는 당내분에 따른 위기감과 총풍과 세풍사건으로 불리며 이총재의 목을 죄온 여권의 압박공세에 시달렸다. 그리고 이 공세는 정도가 약화됐을 뿐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총재는 당안팎의 끊이지 않는 공세 속에서도 서서히 체제를 안정시키는 정치적 성과를 거두었다. 주류와 비주류의 팽팽한 대결이 예상되던 당내분은 이제 "미우나 고우나 이총재를 중심으로 당을 내년 총선 때까지 끌고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서서히 자리잡아 가고 있다.
또 여권의 대대적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총재는 낙마하기는커녕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맞설 수 있는 야권의 대척점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아직 정치적 초년병일 수밖에 없는 이총재를 김대통령과 여당에서 결과적으로 도운 격이 됐다.
비판점도 있다. 이총재는 6개월간 전체 국민들에게는 권위주의로 대표되는 3김시대의 정치지도자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3김의 전철을 답습하고 있다"는 혹평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6개월간 이총재는 대안을 가진 야당의 지도자라기보다는 '투사'이미지가 강했다. 이총재는 이를 2일 있을 기자회견과 여야총재회담 등을 통해 쇄신한다는 계획이다. 막무가내로 반대만 하고 투쟁만 하는 과거의 야당식이 아니라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면서도 대안도 제시하고 거기에 동참할 줄 아는 성숙한 야당상을 정립시킨다는 것이다.
때문에 야당총재의 정치공세로 비치는 것을 우려, 회견문을 실업문제 등 최대현안인 경제문제와 대북문제 그리고 정국현안 등으로 분야를 삼분하고 나머지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취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민연금과 한.일어업협정, 의약분업, 한자병용 파문 등 국정운영의 난맥상에 대해선 짚고 넘어간다는 것이 이총재측의 기본방침이다. 특히 정국정상화가 이총재의 회견내용 여하에 달려있다는 판단아래 어렵사리 조성된 화해무드를 깨지않는 방향으로 수위를 막판까지 조절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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