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권상실과 3.1독립운동이 일어났던 20세기가 끝나는 올해의 3.1절은 감회가 더욱 깊다.
80년전 제국주의에 억압받던 아시아의 모든 민족에게 충격을 던졌던 3.1일독립운동은 그뒤 우리민족의 자주독립정신과 국난극복을 위한 힘의 원천이 되어왔으나 금세기가 끝나는 이 시점에도 3.1운동의 이념을 완성하지 못하고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날을 기리는 국민들의 의식이 갈수록 퇴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분단의 시련속에 정체성을 위협할 수준의 외래문화가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경제적 국난을 겪고 있는 현실은 3.1정신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주는 것이다.
특히 세기말에 맞이한 올 3.1절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나 정부와 국민의 관심은 3.1독립운동기념탑개막등 기념행사의 규모를 대형화하는 수준에 그쳐 실망스럽다.
물론 행사의 규모를 성대하게 가지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 날을 계기로 자주독립.자유.평등.인권도의사상을 기저로 삼았던 3.1정신의 현실적 구현을 점검해보고 21세기의 국가.민족이 나아갈 진로를 제시하는 각계의 노력이 기대되었다.
그럴뿐아니라 국권을 강탈했던 일본과의 관계는 해방후 복잡하게 전개돼오는 과정에서 상당한 발전을 가져왔으나 아직도 과거관계의 청산이 미진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한일관계는 21세기에도 우리의 진로에 주요변수가 될 것임이 분명한 만큼 이 또한 집중적 점검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은 평소에도 탐구해온 작업이라할 수 있지만 올 3.1절에는 종합적 과제로 다룰만한 내용인 것이다. 단순한 행사로 끝내는 3.1절 기념은 우리사회의 미숙함을 보는 느낌이다.
세계는 지금 글로벌화추세속에 국가의 정체성이 갈수록 희박해지는 면모를 보여주고 우리도 그같은 세계화의 흐름속에 합류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념과 냉전시대의 종말과 더불어 시작된 동구권과 중앙아시아권의 민족분규는 국권을 상실한 민족의 수난과 고통이 어떠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어 지금까지 냉전구조속에 놓여 있는 우리의 처지를 되돌아보게한다.
국경없는 경제교류가 지구촌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고는 있지만 국가주의의 정치적 측면은 국익확보를 위한 냉정한 경쟁을 추구해야하는 입장에서 분단국인 우리는 국가정체성 확보문제를 세계화 못잖게 중시해야할 것이다.
경쟁력 저하와 도덕성 타락의 결과로 진단되는 경제위기가 결코 3.1정신의 함양.계승과 무관하지않고 우리의 경제력이 통일과 주변국가간의 관계발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올 3.1절은 그때의 교훈을 되새겨야할 절실함을 안겨준다. 미완의 독립운동이념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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