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민들 농자금 마련 시름

농협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예금인출사태가 지속되고 있는가운데 농협이 영농자금마저 대폭줄여 배정한 것으로 드러나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경제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있다. 특히 농협으로부터 일정액의 영농자금을 대출받은 상당수 농민들은 농협의 대출금 상환요구에다 추가대출마저 억제, 농민들이 안팎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있다.

경북도내에서 비교적 영농규모가 큰 경주지역의 경우 농협중앙회 경주시지부는 올 일반농업경영자금 260억원과 전문농업경영자금 56억원 등 총 316억원을 배정했다. 이중 일반영농자금은 지난해 방출된 296억원보다 36억원(12.2%)이 줄어들어 농민들의 영농준비에 차질을 주고있다. 지난해 수해로 쑥대밭이 된 안강면도 지난해보다 2억원이 줄어든 33억7천만원이 배정됐고 서면의 경우 지난해의 17억1천만원보다 5억4천여만원(31.6%)이 줄어든 11억7천만원이 배정됐다.

농민들은 "해마다 영농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자금규모를 오히려 줄인것은 농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더구나 종전 일시에 배정하던 영농자금을 연중 4회에 걸쳐 분산대출해주는것은 영농자금을 소모성 자금으로 낭비하게 만드는 꼴"이라 비난했다.

지난해 엄청난 수해를 입은 상주지역에도 농협상주시지부가 지난해의 353억원보다 86억원(24.4%)이 줄어든 267억원을 12개 일선농협에 배정할 예정인데 지역민들은 "수재민을 위한 재해대책성 자금 10억원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줄어든 자금에 불만을 나타내고있다. 농민들은 농협이 엉뚱한 곳에는 대규모로 대출해주고 정작 영농자금이 필요한 중소농들에게는 그나마 주던 자금을 줄이는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200만원의 영농자금을 빌려쓴 안동시북후면의 한 독농가는 "그것조차 줄어들게 됐다니 정부와 농협이 농업생산과 농민생활에 무관심한 것임을 반영한 것"이라 불평을 터뜨렸다. 지난해 239억원을 배정했던 안동시지부는 올해 211억원을 배정했다.

이에대해 농협의 한 관계자는 "종전 연리 5%의 저리로 영농규모에 따라 최고 1천500만원까지 영농자금을 대출해주다 IMF이후 금리를 6.5%로 늘린데 이어 올해는 정부의 재정보조 삭감으로 영농자금 규모를 줄였다"고 말하고 "결코 최근의 농협 대출금 수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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