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회장 부친묘 훼손 이모저모

모친묘는 손안대○…유골이 도난된 신진수씨는 지난 68년께 고향을 떠나 73년 작고할 때까지 서울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영산 신씨 일가친척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살았던 곳은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일대였으나 지난 69년 대암댐을 건설하면서 마을이 수몰, 신씨일가 40여가구가 이주해 대부분 흩어졌고 이때 신씨는 서울로 갔다.

현재도 울주군 삼동면 일대에 일가인 영산 신씨가 100여가구 살고 있으나 신씨와 같은 마을에 살던 10촌 내외의 친인척은 5, 6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주군 삼동면 대암댐 옆 신씨가 살았던 마을과 가장 가까운 곳에는 신격호 회장의 별장이 있으며 신회장이 매년 한 두차례 이곳에 들러 선친묘소를 둘러보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일대에 살고있는 신회장의 친인척들은 유골도난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

이들은 신회장 선친의 무덤이 파헤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신회장과 신회장 선친이 평소 이곳 일가친척을 많이 보살펴 왔다"며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 신회장과 8촌간인 신정호(73·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씨는 "신회장 선친과 신회장이 이곳 친인척들을 많이 도왔다"며 "좋은 일을 많이한 분들인데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하는지 모르겠다"며 흥분했다.

그는 또 "신회장의 선친은 오래전 이곳을 떠나 서울에서 살았으며 지난 73년 돌아가신 후 선산에 모셔졌다"면서 "평소 친인척들을 많이 보살펴 일가 친척 가운데는 원한 살만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신회장의 선친묘소는 5일 곳곳에 유골을 파낸 흔적이 그대로 남아 흉한 모습. 울산 태화강 줄기가 바라보이는 300평 정도 규모의 묘소에는 신 회장의 부모가 함께 모셔져 있으며, 이중 오른쪽에 위치한 부친 신진수씨의 묘만 속속들이 파헤쳐져 있었다.

묘는 북서향으로 높이 70㎝, 둘레 30여ｍ의 대리석을 둘렀으며 양친 묘소 중간에는 가로 2ｍ, 세로 1.5ｍ 크기의 상석이 놓여져 있었고 도굴된 부친 묘 옆에는 비석이 서 있었다.

부친 묘는 깊이 2ｍ 가량까지 파헤쳐졌고, 길이 3ｍ, 너비 1ｍ의 철제관도 윗부분 절반정도가 뜯어져 있었고, 무덤 주변에는 파낸 흙과 철제관을 둘러싸고 있던 길이 1.5ｍ, 너비 30㎝ 크기의 옻나무판 10여개가 흩어져 있었으며 철제관 일부가 손상됐고 유골은 머리부분만 도난된 것으로 확인.

○…신회장의 먼 친척으로 묘소 관리를 맡고 있는 신기엽(74·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

그는 "1년에 3, 4차례 와서 묘소를 관리하고 평소에는 이 곳에 잘 오지 않는다"며 "묘 도굴도 4일 오후 서울로부터 연락을 받고 알게됐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형제인 준호, 춘호씨는 4일 묘소로 내려와 도굴 사실을 확인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경찰의 현장 감식에는 신회장 일가가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