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립·과열경쟁·개런티 상승·섭외 가로채기

대구의 공연기획사들이 서울 공연들을 유치하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윤석화씨의 '신의 아그네스'(3월 27, 28일)를 두고도 말이 많다. 일부에서는 "지방공연 개런티로 4천만원이 정해진 것을 기획사인 극단 고도가 5천만원 현금결제로 유치했다"면서 "기존 기획사들간의 공조체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극단 고도 대표 김종성(34)씨는 "대구 공연장(시민회관 대강당·1천642석)이 타도시의 공연좌석수보다 많기 때문에 이미 5천만원으로 정해져 있었다"며 "입장료도 부산(R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보다 싼 4만, 3만, 2만원으로 책정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양상은 90년대 중반이후서울 공연물의 대구 유치가 흥행성공을 거두면서 공연기획사들이 난립한데서 비롯된다.

대구의 공연기획사는 15개 가량. 그중 메이저급 기획사는 분도, 한세, 성우이벤트, C&J, 백두기획 등 5~6개. 서울 공연물을 유치하기 위해 3~4개 기획사가 경쟁을 벌이면서 그동안 '먼저 섭외를 시작한 기획사에 우선권을 주고 개런티를 올리지 말자'는 공조체제가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자금력 있는 후발기획사가 뛰어들면서 이같은 체제가 무너지고 있는 것. 후발기획사들은 "갑자기 부상하다보니 질시의 눈빛이 있다"며 "공연 기획에는 섭외능력과 신뢰가 생명인데 대구관객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항변하고 있다.

관객들은 과열경쟁이 자칫 개런티의 상승작용과 함께 결국 입장료에 전가되고, 공연펑크 등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경우 대구의 모기획사가 '이문세 짝짝이 신발'을 대구에 유치, 흥행에 실패한 후 문예진흥기금과 개런티 등을 미납하고 잠적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거기다 서울, 부산기획사까지 대구공연을 기획, '대구 시장(市場)'은 마치 '복마전'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뮤트기획이 '김장훈 콘서트'를 대구에서 직접 기획했으며, 부산의 늘푸른기획사도 '명성황후'를 대구시민회관에서 공연했다. '명성황후'의 경우 흥행성공으로 '약 1억5천만원에서 2억원가량 벌어갔다'는 소문까지 나돌 만큼 대성공을 거두었다.

최근에는 부산과 대구를 한데 묶은 '패키지 기획'까지 등장, 대구의 공연기획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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