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안동을 방문하고 거기에서 생일을 보내겠다 한다. 경북 북부지역의 유물과 유산 그리고 문화를 세계에 알릴 계기를 맞이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불편한 교통과 잠자리를 감수하고 안동에 왜 왔겠는가. 그것은 한국인의 전통적 삶의 모습과 역사의 편린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안동과 하회마을 그리고 한국관광이 살길의 단서를 찾아야 한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에서 벗어나 생활 문화체험 관광으로, 스쳐 가는 관광에서 머물러 함께 참여하는 관광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럽 각국이 허물어져 가는 옛 성들을 호텔로 개조하여 유적 보존과 관리는 물론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으로 만들었듯이 우선 하회 마을에 국내외에 민박을 유치하여 활기를 불어넣자. 떡과 술을 빚는 모습, 제사의 모습 등 주민의 일상적 생활 하나 하나가 관광 자원이 되고 여기에서 생산된 물건들이 모두 훌륭한 관광 상품이요 문화 상품이 될 수 있다.
이미 마련된 탈춤 공연과 탈춤의 내용을 외국어로 번역하여 비디오 테이프나 CD롬 타이틀에 담아 판매하는 다양한 신 상품을 만들 수 있다. 향교나 서원에는 예외없이 숙박공간이 있고 사찰에도 이러한 공간이 있다. 이들 공간을 과감하게 관광객의 숙소로 제공하자.
그리하여 안동포와 제사풍습과 사당을 묶어 효를 상품화하고 부석사와 선묘낭자에 얽힌 전설을 묶어 또 하나의 상품을 만들고 제비원의 전설을 중심으로 이땅의 신들을 그들에게 소개하자. 그리하여 단순하게 하회마을을 돌아보는 수준의 관광에서 한국인의 삶과 죽음, 유교문화와 불교문화 그리고 민간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자. 유형의 문화유산과 무형의 문화유산을 조화시켜 보고 듣고 함께 참여하여 느끼는 관광으로 가꾸어 나가자.
전주 대사습놀이가 판소리의 중심 무대가 되었듯 안동이 국내외적으로 탈춤의 중심지역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이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안동 하회마을을 중심으로 전통적 생활 모습과 상품을 현대화하여 생산하고 판매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민의 일상적 삶의 모습이 관광 상품이 되고 그 열매가 지역민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것 이것이 영국여왕이 우리에게 주는 지혜가 아닐까. 불편한 교통과 잠자리 그리고 공기마저 희박한 티벳에 서양의 관광객이 몰리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야야 한다. 아울러 서양의 드라큐라 성과 산타클로스 마을에서 그들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이승원 (대구 동구 불로동)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