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항공사고, 안전불감의 소산

KAL기가 또 착륙사고를 일으켰다. 이번 포항공항 활주로 이탈사고는 자칫했으면 대형참사로 이어질뻔 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희생자가 없었던 것은 불행중 다행이었다. 이번 사고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짚고 넘어갈 문제점이 많다.

우선 KAL기 사고가 최근들어 왜 이렇게 한달이 멀다 않고 집중적으로 자주 발생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다. 97년 괌참사에 이어 98년에는 한달에도 몇건씩이나 일어날 만큼 사고가 너무 잦았다.

보다못해 건설교통부가 20% 감축운행이란 중징계를 내려 그 시효만료 한달을 남겨둔 시점에서 기어이 대형참사가 될 뻔한 사고가 일어났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이에는 대한항공 내부에 '안전불감증'이란 중증이 뿌리깊게 내재해 있다고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블랙박스를 해독해 봐야 정확한게 나오겠지만 지금까지 추정되는 문제점으로 악천후속의 무리한 착륙, 각종 제동장치 고장 등 기체결함으로 크게 나눠지고 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둘다 인재(人災)의 범주속에 있다 할 수 있다. 이는 최근 연속적으로 일어난 KAL기 사고의 원인으로 누차 지적된 문제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대한항공측의 인전시스템에 근원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얘기로 귀결된다.

따라서 차제에 대한항공측은 초보단계의 문제점부터 처음 시작하는 자세로 주도면밀하게 분석해 해결점을 찾아내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

어느 누가 목숨을 걸고 KAL기를 타겠는가를 대한항공측은 심각하게 진단해야 한다. 또 감독관청인 건설교통부도 근원적인 문제해결책 강구와 함께 재발방지차원의 강력한 문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일은 우리 국내 공항의 안전시스템 허술이다. 전국 16개 공항중 완벽한 곳이 거의 없다할 정도로 각종 안전장치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사실은 대형 참사를 항상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건설교통부는 이 점을 중시, 전반적인 안전점검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포항공항의 해묵은 고질인 이·착륙 장애물 안덕산(약 100m)의 높이를 이번 기회에 과감히 낮춰 대형 참사를 예방하는게 급선무임을 관계당국에 환기해 둔다.

무엇보다 이번 KAL기 사고의 교훈은 지금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이는 구조조정바람에 모두 제몸 가리기에만 급급, 미처 눈길조차 돌릴 수 없는 '안전사각'지대에서 언제 일어날지도 모를 대형사고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는 점이다.

이 경종은 육·해·공 모든 분야 종사자들에 주는 강한 메시지로 다시한번 깊게 새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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