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AL기 왜 사고잦나

잦은 항공기 사고로 6개월간 국내선 일부노선 운항정지와 서울-도쿄노선 감편운항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는 대한항공이 또다시 항공사고를 내 국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중징계 종료시한인 다음달 24일을 한달여 앞둔 15일 포항공항에서 착륙중 활주로 이탈사고를 내 수십명의 부상자를 냈다.

더구나 대한항공은 지난해 건설교통부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뒤 1천500억원을 들여 미국 델타항공과 안전운항체계를 구축하는 등 종합안전대책을 추진중이고 보유중인 항공기 112대에 대해 안전점검을 이미 실시한 바 있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조종사와 정비사 등 인적구성과 능력이 비슷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중 유독 대한항공의 사고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항공전문가들은 여러가지 진단을 내리고있다.

먼저 대한항공의 사고원인은 조종사의 안전에 대한 의식 문제, 정비 문제는 물론 조종사와 정비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회사분위기와 이로 인한 상호불신 등 특정 분야의 잘못으로 돌리기가 힘들 정도라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위기상황이 닥치면 매뉴얼을 잘 따르지 않는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특수문화, 공군 조종간부 출신과 공사출신 인맥간의 알력, 지난해초 구조조종 명목으로 정비사 179명이 대거 퇴직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출·퇴근 버스 운행중단, 생수 지급 감축 등 사소한 복지 혜택을 축소한뒤 종업원들의 사기저하가 가속화되면서 조직이 침체에 빠져든 것도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반면 지난 93년 목포 참사를 겪었던 아시아나 항공은 '한번 더 사고가 나면 우리는 끝장'이라는 결사적 자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시아나 항공을 포함한 우리나라 국적항공사들의 항공사 안전등급은 수치등급 73.8(대한항공 72.4, 아시아나항공 75.3)로 세계평균 92.6, 아시아지역 평균 85.4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한번의 사고로 수백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국가적 이미지도 크게 손상시키는 항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비단 항공사들의 자체 노력뿐 아니라 항공당국의 항공사에 대한 철저한 지도·감독과 열악한 지방 공항시설의 확충 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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