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대왕조는 한자를 매개로 자신들의 통치 이데올로기를 각인시키고 사회를 유지해 왔을만큼 문자를 중요시했다. 관리의 능력과 자격을 가늠하는 잣대가 바로 시학(詩學)이었고 때문에 고급관리는 대부분 시인이었다.
저자 한양대 김근(金槿)교수는 '한대(漢代) 경학(經學)의 해부'를 부제로 한 이 책에서 한자가 어떻게 중국을 지배했는지 그 이유를 풀어내고 있다.
한자가 본격적으로 권력과 유착해 지배이데올로기를 창출하게 된 시기는 한나라때다. 한왕조는 권력유지를 위한 이데올로기를 필요로 했다. 여기에 동원된 지식체계가 유학의 담론이었다. 유학이 통치이념을 생산하자 권력은 이를 제도화, 전문화해줌으로써 경학은 전문적인 학술로 정착된다. 경학은 당시의 언어관과 권력구조의 변동, 권력유지를 위한 기술을 파악할 수 있는 바탕이라는게 저자의 말.
이 책은 한대에 출현한 이데올로기들을 중심으로 한자, 신화, 이데올로기간의 관계와 작용에 관한 분석적 연구를 통해 한자가 중국정치사상사를 좌우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해온 이유를 밝혀 내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한자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경학연구를 심화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근 지음, 민음사 펴냄, 460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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