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3·14일 대구공연을 보고-힘도 멋도 맥풀린 '코러스 라인'

뮤지컬 '코러스 라인' 대구공연이 13·14일 경북대 대강당에서 펼쳐졌다.배우 오디션을 받는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춤과 음악으로 표현한 '코러스 라인'의 생명은 역동적이고 화려한 춤이다. 그러나 이병헌 홍석천 등 TV스타들을 내세운 뮤지컬 '코러스 라인'의 대구공연은 이같은 역동적인 힘을 느낄 수 없어 안타까운 무대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디션장을 무대로 하다보니 단조로운 세트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배우들의 역할비중이 더욱 큰 것이 '코러스 라인(뮤지컬에서 조연 배우들이 뒤에서 노래와 춤으로 받쳐주는 것)'이다.

최근들어 뮤지컬이 두갈래로 나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는 '비언어'(Non Verbal) 뮤지컬이고 또하나는 버라이어티쇼 형식. 비언어뮤지컬의 경우 80년대말 미국에서 인기를 끈 '스텀프'나 '탭 덕스', 우리나라의 '난타'와 '두드락'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코러스 라인'은 후자의 경우. 뮤지컬을 화려한 쇼무대처럼 꾸미는 것이다. 그래서 대사도 줄이고, 신세대 감각에 맞게 역동적인 춤과 음악이 강조되는 뮤지컬로 변모하고 있다.

이번 '코러스 라인' 공연도 43명의 대규모 출연진, 연출자 자크역을 맡은 이병헌, 폴역의 홍석천등 유명스타 기용, 화려한 조명 등으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배우들의 가창력도 문제지만 마이크의 접촉불량으로 대사가 들렸다 말았다 하는 등 초보적인 문제점까지 지적됐다. 첫날 공연은 리허설이 늦어져 입장이 완료되지 않은 가운데 막이 올라 어수선한 분위기가 30분 가까이 계속되기도 했다.톱스타를 출연시켜 흥행성을 높이려는 많은 연극들처럼 이번 '코러스 라인'에서도 이병헌 홍석천 등은 '들러리'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다만 쉴라역의 하인수를 비롯, 다이애나역의 윤은경, 양꽃님 같은 몇몇 뮤지컬 전문배우들의 가창력과 대사연기가 그나마 볼 만했으며 음악감독 정대경씨의 편곡과 7인조 밴드의 연주도 생동감을 불어넣어주었다.

14일 마지막공연 시작전 탤런트 홍석천은 "배우가 미끄러워 넘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그럴때는 '바닥이 그러려니'하고 이해해 달라"고 특별주문을 했다. 그러나 배우들의 조심성 때문인지 넘어진 이도 없었지만 생명을 건, 화려한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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