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접적인 정치관여 않겠다"

한나라의원들에 발언

최근들어 '안방정치'를 본격화하고 나서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16일 향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선을 긋는 듯한 발언을 해 주목된다.

김전대통령은 이날 저녁 한나라당 의원 12명을 상도동 자택으로 초청, 만찬을함께 하는 자리에서 "직접 정치에 관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고 참석했던 한 의원이 전했다.

김전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최근 강도높은 대여비판 발언을 잇따라 쏟아냄으로써'정치를 재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는 것을 의식, 정치 재개의 뜻이 없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직접'이라는 단서로 볼 때 정치행위를 일절 중단하고 자중하겠다는 의미보다는 현실정치와 일정 정도 거리를 두되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따라 야당 의원들을 불러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식의 '안방정치'를 비롯, 막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활동은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전대통령의 이런 의도는 앞서 세차례의 회동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한일어업협정, 국민연금, 인사청문회 및 정부조직개편 등 현정부의 정책혼선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나선 데서도 입증됐다.

김전대통령은 대통령을 선장, 각료를 선원에 비유, "민심이 이 정권을 떠난 것같다"면서 "배가 산으로 가는 지, 들로 가는 지도 모르니까 국민들이 현정권을 불신하고 불안해한다"고 비판했다고 박종웅(朴鍾雄)의원이 전했다.

김전대통령은 특히 일부 의원들이 여야총재회담과 장세동(張世東)전안기부장 등 5공세력의 정치재개 움직임에 대해 말을 꺼내도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회동에는 김영구(金榮龜) 이해구(李海龜) 김중위(金重緯) 유흥수(柳興洙)박헌기(朴憲基) 김영일(金榮馹) 김기춘(金淇春) 김도언(金道彦) 황성균(黃性均) 허대범(許大梵) 박성범(朴成範)의원 등 민주계 뿐만 아니라 민정계 출신 의원들도 상당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