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욕인가 노래인가

'니네는 진짜 웃겨/가만히 듣고 하다보면 진짜로 웃겨/...누가×같아 안가르쳐도 다×같은게 ×같은 거지/...'공연예술진흥협의회가 16일 "남성 성기를 상징하는 욕설이 청소년의 정서에 유해하다"고 판정을 내린 조중훈씨(일명 조PD)의 음반에 나오는 '브레이크 프리'의 한 구절이다.

한국에서 중학을 마치고 버클리 음대에서 수학하고 있는 조씨는 자신의 노래에 유해 판정이 내려진데 대해 "10대의 생각을 어른들의 잣대로 재지말라"고 항변하고 있다는 것.

노래 주인인 조씨가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는 건 그렇다치더라도 전문가들이 직설적인 욕이 그대로 난무하는 이 노래에 대해 "사운드가 조금 거칠뿐 가사는 크게 문제 삼을게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충격적이다.

요즘 인기 연예인의 포르노를 비롯 PC음란물이 어린 자녀들의 책상머리까지 범람한다는 소식이다.

이미 성(性)을 매체로 한 상업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노래 구절에 육두문자의 쌍 욕이 스며들어도 "별거 아니다"라고 할 만큼 마비돼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국으로 상징되는 외세의 물결 앞에 우리 고유의 정서는 항상 밀리고 묵살당했다. 모든 성(性)을 해방하고 필요하다면 돈 벌이로 이용할수도 있다는 논리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입을 빌려 나올때 '이것은 이 시대의 거스를 수 없는 진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일까.

걸핏하면 우리는 서구식 논리로 요즘의 대중문화를 이해하려 든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서 시대를 초월한 인간본연의 자세에서 성(性)과 인간을 성찰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만 같다.

어린 시절에는 자기 주장을 하기보다 "많이 읽고 많이 배워야 한다"고 깨우쳐주는 사려깊은 어른들이 이땅에 많아질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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