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에 대한 비전이 깜깜한데 어떻게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입니까"
한·일어업협상 후유증은 21세기 우리 어업을 짊어질 일선 수산고나 전문대수산관련 학과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들 수산학과는 요즘 교사나 학생 모두 출어를 포기한 어민들만큼이나 가슴이 답답하다.
학교로서는 당장 내년부터 학생지원이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큰 걱정이다.
학생들 역시 취업문이 줄어드는등 어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졸업후 진로에 대해 속앓이를 하기는 마찬가지다.
해양생산, 동력기계, 전자통신, 식품가공, 공조냉동, 자영수산과등 6개학과에 총 1천389명이 다니고 있는 동해안 최대의 포항수산고.
이 학교 조병규교사는 "요즘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희망을 잃지 않게 하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조교사는 "사실 졸업후 수산업에 종사하겠다고 입학하는 아이들은 극소수"라며 "이는 3D 업종이라는 사회인식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지금까지 우리 수산업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세기 우리어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자원관리형 어업'이라고 진단했다. 즉 일본이 40년간 연근해에 엄청난 투자를 해 어자원을 가꿨듯이 우리(정부)도 연안 어자원을 철저히 관리해 옥해로 가꿔나가야 한다는 것.
해양생산·동력기계과등 수산관련 2개과 141명(1·2·3학년 전교생)이 다니는 구룡포종합고의 최영택교사는 "솔직히 수산업에 대한 의식이 있는 학생은 거의 없다. 정책적으로 특성화되지 않으면 수산업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말했다.
1·2·3학년 합쳐 23명이 다니는 울릉종합고 해양생산과의 유철호교사 역시 "4면이 바다임에도 배를 타려는 학생들이 없는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유교사는 일본의 경우 순수 수산고가 38개교, 수산관련학과가 있는 종합고가 20개교로 모두 58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순수 수산고가 12개교, 종합고내 부설이 5개교 합쳐 12개교에 불과하다는 것.
그러나 유교사는 "일본 정부의 수산관련학과 지원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다"며 "일본은 한 학급의 40%정도는 우수학생이 지원하지만 우리는 10명 미만"이라고 말했다.
〈포항·林省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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