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계파분열' 소리 들린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상도동 만찬을 통해 정치재개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나라당내 계파가 꿈틀대고 있다. 주, 비주류로 크게 나뉘어져 있던 당내 세력들이 과거의 정치적인 인연과 이해관계에 따라 분파를 시작한 것이다.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권의 정계개편 구상이 사실상 무산되고 총재회담 이후 정국이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정치개혁 협상 등의 변수를 갖게 되면서 당내 계파 활동이 활발해진 것이다.

한나라당의원 134명 가운데 지난 4일부터 시작된 김전대통령의 상도동 만찬에 참석한 의원은 80여명. 민주계 뿐만 아니라 이회창(李會昌)총재 직계와 민정계 인사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따라서 이들을 민주계로 분류할 수는 없다. 김전대통령은 만찬을 통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정운영 1년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정치재개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적어도 내년 총선때 뒷전에서 지켜보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뜻 만은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산출신이 대부분인 민주계는 이제 YS를 정점으로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20여명 정도로 분류되고 있다.

김윤환(金潤煥),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를 중심으로 한 민정계인사들의 동향도 YS의 상도동 정치에 자극받았다. 이들은 YS를 중심으로 한 민주계의 활발한 움직임과 당내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정창화(鄭昌和)의원은 "YS와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면서 "자칫하면 이총재와 한나라당이 YS에게 얹혀 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YS에 대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들의 반감을 생각하지 않으면 당의 정체성까지 걱정된다는 것이다. 5공 세력과도 뿌리를 같이하는 이들은 최근들어 5공 세력의 정치권 진입 움직임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주류세력의 중심에 서 있는 이들은 결속력은 떨어지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 등 주요당직자와 초.재선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회창 직계도 '이총재가 대여투쟁을 주도해 오면서 체제가 안정되고 있다'며 당내 입지를 굳히고있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과 백승홍(白承弘) 주진우(朱鎭旴)의원 등 대구.경북의원들도 상당수가 직계로 편입돼 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주, 비주류뿐 아니라 직계와 민주, 민정계등의 당내계파 활동이 복잡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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