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신진작가들의 신작장편소설들이 나왔다.
현기영씨가 자전적 장편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를 실천문학에서 냈고 김인숙씨가 장편 '꽃의 기억'을 문학동네에서, 강규씨가 '나의 아름다운 빵집'을 해냄출판에서 각각 출간했다.
89년 '바람 타는 섬'이후 긴 침묵을 깨고 10년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한 현기영씨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계간 '실천문학'에 연재하다 중단후 5년만에 완성한 화제작이다. 작가는 남도의 대자연이 펼치는 서정의 공간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또 제주를 배경으로한 4·3사건, 한국전쟁 등 우리 현대사의 심장부를 흐르는 서사성도 교차시켜 깊이를 더한다.
가슴 벅찬 유년의 기억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대장간, 종기, 전깃불, 돼지오줌통, 학교동무들, 전투놀이 등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사춘기 소년들의 성장과정을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로 그려내고 있다.
이념보다 그 시대의 현상에 무게중심을 두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어린시절 반짝이는 기억의 편린들을 하나씩 엮은 성장소설이다.
김인숙씨의 '꽃의 기억'은 절망적인 삶을 사는 한 여성의 진정한 자아찾기를 세밀한 필치로 풀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한순간도 놓지 않았던 화두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큐레이터인 이혼녀 경진이 각각 개성이 다른 세 남자와의 관계를 통해 인간,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성찰하며 자기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강규씨의 '나의 아름다운 빵집'은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이웃집 사람들의 이야기다. 곰보식당 김씨, 미용사, 마술사, 쌍절봉을 휘둘러대는 동칠이, 만화가를 꿈꾸는 분식집 아가씨, 빵집 아저씨, 왕년에 한가락하던 여가수, 김여사의 딸 등 이웃들의 삶 구석구석에 묻어나는 웃음과 감동을 훈훈하게 그리고 있다.
유행가 가사나 팝송,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유머들을 배합해 재치있게 소화해낸 소설로 작가는 촌티나는 삼류들이 펼치는 이야기속에서 우리에게 잃어버린 자신을 찾게 해준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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