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일정으로 방한중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 내외는 마지막날인 21일 경남 합천해인사를 방문했다. 이날 오전 대구공항을 거쳐 10시30분쯤 해인사에 도착한 오부치 총리 일행은해인사 관람에 이어 경내 정수당(正修堂)에서 보광 주지스님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한 뒤 오후 12시 50분쯤 상경했다.
○…해인사 일주문 앞에 내린 오부치 총리일행은 김혁규경남지사 등으로부터 영접을 받은 뒤 해인사 측이 통역을 위해 초청한 정인스님의 안내속에 곧바로 대웅전인 대적광전 앞에 도착, 기다리던 보광스님 등과 인사하고 예불에 참석.
이어 팔만대장경판전을 둘러본 오부치총리 내외는 20분여를 이곳에 머물며 해인사측의 설명을 경청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는데 오부치 총리의 종교는 조동종(曺洞宗)으로 선교(禪敎)계통이라는 것이 해인사측 설명.
○…오부치총리 일행은 외빈접객실인 청화당(淸和堂)에 들러 방명록에서 서명한 뒤 방문기념으로원로 송월스님과 휘호를 교환.
오부치 총리는 방명록에'정청인화(政淸人和)'라고 쓴 뒤 휘호론'구명불견암(求明不見暗)'을 써 전달. 이에 송월스님은 서산대사의 깨달음 법어인 오도송(悟道頌) 20자로 화답.
일본 총영사관측은 '정청인화'와 관련, '정치가 맑으면 사람들이 평안하다'는 뜻으로 오부치총리의 정치관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 또'구명불견암'은 '눈으로 볼수 있는 빛과 사물을 안목을 넓혀보면 모든 어두움도 못 볼 것이 없다'는 뜻이라고 해인사 측이 풀이.
○…오찬에서 오부치총리는 해인사 방문에 대해"한· 일간 문화교류 계기를 위한 순수한 방문"이라고 강조. 이에 보광스님도"일본은 조선 세종때에도 대장경판에 관심을 가진바 있는데 그로부터500년 후 총리가 방문한 것은 보통 인연이 아니다"고 화답. 그는 일본이 조선에 몇차례에 걸쳐사절단을 보낸 사실이 기록된 세종실록 관련 자료를 오부치 총리에게 전달하기도.○…이에 앞서 오부치총리 일행이 대적광전 앞에서 기념촬영하기 직전 주위에서 경내를 관람중이던 한 여인이 총리 일행을 향해, 외마디 호통을 쳐 주위를 잠시 긴장케 하기도. 경찰 제지로 격리된 이 여인은 조사 결과 대구에서 왔으며 일본의 36년 한국 강점과 문화재 수탈 등에 대해 분개했다는 전언.
○…방한중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의방문을 접한 경남 합천 해인사는 문을 연지처음으로 21일 일본 총리에 진수성찬을 대접했다.
이날 오전 경내 대적광전과 팔만대장경판고, 청화당을 둘러본 오부치 총리는 정오쯤 정수당(正修堂, 식당)에서 주지인 보광스님과 김혁규 경남지사, 수행원 등 36명과 함께 오찬을 나눴다.해인사측은 이날 오찬에 탕수이와 구절판, 탕평채, 연근· 곤약졸임, 더덕구이, 머위찜, 오이소박이, 냉이국, 쌀밥 등 21가지의 메뉴를 준비해 일본 총리를 극진히 대접했다.
특히 팽이와 표고버섯, 석이, 당근 등을 섞어 만든 구절판과 미나리와 숙주나물, 청포, 묵 등에 참기름을 뿌린 탕평채는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으로 임금이 오면 내놓는 '특식'으로 해인사측은 이날 이것을 마련했다.
사찰에 맞는 채소류를 중심으로 준비된 오부치 총리의 오찬메뉴는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면서도일본사람의 식성에 맞게 만들었다는 것이 음식을 장만한 정수당 스님과 보살들의 설명이다.해인사 신도로 특별한 손님이 오면 음식장만에 참가한다는 최옥숙(52· 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씨는 "해인사에서 이처럼 많은 메뉴를 준비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면서 "오부치 총리가 정성껏장만한 음식을 먹고 한· 일 관계를 부드럽게 풀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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