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지난해 수거 쓰레기 30t

안동호수질을 지키는 3명의 물지킴이.안동시 도산면 토계, 의천리 일대 서원권역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부(60)씨는 이달초 봉화군 춘양면에서 발생한 농약방 화재사고로 농약이 지류를 통해 안동댐 상류로 유입될 위기에 놓이자 댐에서 80㎞ 떨어진 사고현장으로 황급히 달려갔다.

사고 주변 하천은 이미 농약이 유입돼 물고기가 죽어 하얗게 떠오르고 있었다. 몸이 달아 오른 김씨가 봉화군 관계자를 다그쳐 중화재를 뿌리고 물길을 돌리면서 바삐 움직이길 12시간, 다행히 안동호 유입지점 20km지점에서 오염의 징후가 없음을 확인하고 한숨을 돌렸다.

서현권역 담당자 권기식(47)씨. 지난 96년 안동시 와룡면 서현축산단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축산폐수유출 오염사고(안동호 유입) 이후 이곳을 맡았다. 그 이후에도 크고 작은 유출사고는 헤아릴 수 없었지만 권씨의 신속한 조치로 댐 유입 피해는 거의 없었다.

"간섭이 너무 심하지 않으냐"며 따지는 축산단지농가들과 멱살잡이도 수차례, "같은 동네사람끼리 못할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그만 수고로 댐 오염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일을 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신관(58)씨는 도산권역을 담당하며 쓰레기 수거를 전문으로 한다.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선양리 일대 특히 많은 낚시꾼 쓰레기와 부유물을 샅샅이 긁어 모은다. 월평균 40포대 이상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어 그의 권역 입구에는 언제나 광역매립장으로 실려갈 쓰레기 포대 수십개가 차곡차곡 재여 있다.

"이들에게 활동비조로 한달에 20만원을 주는 것이 고작입니다" 안동댐관리단 김진태 관리과장은 "이들이 감시활동에 나서는 것은 돈이 아니라 호수물을 지키자는 사명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부분 자청해서 선발된 이들은 지난해만 1천 200회의 순찰활동과 381건의 오염사고 방지조치, 행락객 오염방지 계도, 불법어로 감시와 수거한 쓰레기만 30t에 이른다. 관련기관의 눈과 손이 미치지 못하는 안동호 구석구석에 그들이 있어 안동호는 아직도 쓸만한 생명수를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안동.鄭敬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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