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속 경찰이 본 음주 운전

하루 20여명 적발 올해 벌써 6명 숨져

"'1, 2잔쯤이야 괜찮겠지'하는 생각부터 고쳐야 합니다"대구 북부경찰서 교통과 이승원(38)경장. 음주운전 단속을 위해 1주일에 2, 3번씩 밤거리를 나서지만 단속건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이 경찰서에서 하룻밤동안 적발하는 음주운전자는 평균 20여명. 단속건수가 조금 줄어드는가 싶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해 1천922건의 음주 교통사고가 발생, 38명이 숨지고 2천884명이 부상했으며 올들어서도 지난 달까지 261건의 음주교통사고가 나 6명이 목숨을 잃었고 345명이 다쳤다.

"술마신 것을 인정하고 면허증을 내미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잘못을 인정할 용기는 없으면서도 지켜야 할 규칙은 우습게 여기는 시민들의 뒤떨어진 모습이죠" 음주운전에 대한 운전자들의 생각이 바뀌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경장의 설명이다.

단속에 걸린 음주운전자들과의 실랑이가 가장 힘겹다는 경찰관들. TV광고에도 나오는 '부세요' '못불어요' 논쟁이 하룻밤에도 10여건씩 이어진다. 측정기에 입을 갖다대더라도 숨을 쉬지 않는 운전자, 휴대전화를 들고 어딘가에 전화를 계속 거는 운전자,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강짜를 부리는 운전자의 모습은 경찰관들에게 이미 익숙한 얘기다.

"음주단속 경찰관들은 단속에 나설때 개인이 갖고 있는 휴대전화, 무선호출기 등의 전원을 모두 꺼버립니다. 단속과 관련된 청탁이 들어오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죠" 이경장은 단속수치가 나오면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생계수단이 운전인 화물차 운전자가 술을 먹고 운전하다 적발됐을 때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는 이경장. 이럴 때는 운전자가 아무리 측정을 거부해도 무거운 처벌이 가해지는 '측정거부'처리를 하지 않으려 끝까지 측정에 응해줄 것을 설득한다. 때문에 이런 운전자를 만나는 날에는 몸이 녹초가 된다는 것.

"단속이 무서워 음주운전을 하지 말아야 겠다는 결심은 짧은 생각입니다. 내 가족이 음주운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죠" 이경장은 운전자들이 음주단속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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