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극단의 공연 제2탄 '우리 읍내'의 마무리연습이 한창이다.22일 오전 10시30분. 문예회관 2층 연습실은 문을 열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화끈 뿜어져 나온다. 벽에 붙은 'D-17'이 긴장감을 더한다.
2막 끝부문. 준태(이신영)와 영희(한윤경)가 동네 사람들의 축복속에 결혼식을 올린다. "아이구, 천생연분이네. 어쩜 저렇게 잘 어울릴수가…" 선희엄마(백은숙)의 호들갑스런 '촌평'이 이어지고 신랑 신부 퇴장. 갑자기 이영규감독은 "잠깐만, 신랑신부 거기서 객석쪽으로 퇴장해야지"라고 주문한다. 다시 제자리.
'우리 읍내'는 지난 2월 초 연습을 시작해 설연휴를 빼고는 일요일도 없이 강행군. 9시30분 출근-몸풀기-동작연습-10시 연습시작-낮 12시 마무리. 의상은 평상복이지만 연기자들은 하나같이 진지한 모습이다.
이감독은 "현재 80~85% 완성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제부터는 '다듬기'에 들어간다"고 했다.
전 3막으로 구성된 '우리 읍내'는 몇가지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우선 대구 연극사상 처음으로 원작료를 지불한 작품이란 점. 원작자 손톤 와일더의 한국 에이전시에 150만원의 원작료를 지불했다.
또 이제까지 대구연극이 보여주지 못한 다양한 연극 기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리어스크린(스크린 뒤에 조명을 설치, 연기자의 실루엣을 부각시키는 장치)을 통한 그림자 기법이 나오는가 하면 무덤 장면에서는 스프링클러를 이용, 비까지 내리게 한다.
또 객석과 활발한 호흡도 꾀해 백미혜(화가) 백정혜(수필가) 김영수(매일신문 기자) 송현주(KBS 아나운서)씨가 특별출연, 객석에서 출연 연기자와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결혼식 장면에선 관객이 바로 하객이 된다.
특히 이번 대구연극제에서 남녀 연기상을 수상한 손성호, 백은숙을 비롯, 이송희 신도환 등 중견 연기자와 김영일(전 대구MBC 심의실장), 채치민(대구 연극협회 지회장)씨 등 '원로'(?)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자리가 되고 있다. 방송 리포터, DJ로 활동한 손현주씨는 작품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무대감독역을 맡았으며 남녀 주연인 이신영, 한윤경은 공모를 통해 발탁, 신선한 연기가 기대된다.
이감독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자화상'같은 연극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을 통해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감동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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