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수사의 사령탑'으로 정·관계와 경제계 고위인사들에게는 그 이름만으로도 공포의 대상이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18년만에 간판을 내리게 됐다.
법무부는 정치인 관련 비리수사를 전담할 '공직비리수사처'를 신설하는 대신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는 방안을 확정, 25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5공출범 직후인 81년 4월 설립된 대검 중수부는 '좌(左)중수, 우(右)공안'이라는 조어가 단적으로 말해주듯, 대검 공안부와 함께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양대축으로 기능해왔다.
주로 검찰총장 하명사건을 전담해오면서 멀게는 이철희·장영자씨 부부 어음사기사건, 명성사건, 5공비리사건, 수서사건, 율곡비리에서부터, 가깝게는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사건과 한보 사건, 김현철(金賢哲)씨 비리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현대사의 획을 긋는 굵직한 사건들은 으레 중수부의 몫이었다.
특히 95년말 노 전대통령 비자금수사는 헌정사상 초유로 전직 대통령을 '역사의 이름'으로 단죄함으로써 그 명성과 위력을 실감케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중수부 수사는 그동안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내로라하는 권력층 인사들을 처단함으로써 '성역없는 수사'의 대명사로 비유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표적사정 시비를 불러일으키면서 '정치검찰'의 오명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검찰 위상문제를 둘러싼 논쟁에서는 "중수부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정권의 정치기반을 다지는 '칼'의 역할을 맡는다"는 비판이 늘상 등장해왔다.
6공때 법제처장을 지낸 3대 한영석(韓永錫)씨는 85년 대규모 정부공사 발주 비리사건을 지휘했고, 6대 박종철(朴鍾喆)씨는 5공비리 수사를 맡아 장세동, 이학봉, 차규헌씨등 관련자 47명을 구속했다.
11대 김태정(金泰政·현 검찰총장)씨는 동화은행장 비자금사건, 율곡비리, 군인사비리 사건을 지휘했고 12대 이원성(李源性·현 대검차장)씨는 이형구 전노동장관 수뢰사건과 최락도·박은태 의원 비리사건을 처리했다.
이어 바톤을 넘겨받은 안강민(安剛民·현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수사를 맡아 노 전대통령을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시키고 이건희삼성회장등 재벌총수 7명을 법정에 세웠다.
14대 최병국(崔炳國)씨는 한보 1차수사를 지휘하면서 정태수(鄭泰守) 한보총회장을 구속시켰으나 수사미진을 이유로 수사도중 전격교체되는 불운을 맞았고, 뒤이은 재수사에 착수한 심재륜(沈在淪)씨는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구속시켰다.
16대 박순용(朴舜用·현 대구고검장)씨는 97년 대선직전 DJ비자금 사건 수사를 유보한 뒤 새정부출범 직후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현 이명재(李明載) 중수부장은 지난해 정치권 사정에 이어 세풍(稅風)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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