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워크아웃 기업들의 자구노력이 지지부진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지역 7개 기업이 채권은행단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시작했지만 비현실적 이행계획서, 자구의지 부족 등으로 워크아웃 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업체 외에는 회생을 위한 이행 계획서가 그대로 지켜질지 의문인 상태다. 채권은행단은 업체가 이행계획에 따를 경우 회생에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다수 업체가 지나치게 많은 자산 매각을 결정한 상태여서 금융기관, 기업간 마찰 소지가 적지 않다.
워크아웃 과정에 있는 각 업체를 중간 점검해 본다.
◇우방
지난해 11월 중순 워크아웃이 확정되면서 채권은행단으로부터 1천2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 대출금 상환유예, 전환사채를 포함한 2천55억원의 출자전환을 이행키로 했다. 당시 우방은 금융권 지원에 대한 자구노력으로 우방타워랜드, 우방과학, 세원철강 등 3개 계열사와 제주도 종합리조트 사업부지 70만평, 영덕해상골프장 부지 45만평을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매각실적은 전무하다.
금융기관 신규자금 지원이 완료됐으나 수백억~수천억원대에 이르는 계열사 및 부동산 매각이 이뤄지지 않아 신규 사업비, 부채상환 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기관 지원에 비해 자구노력이 부실할 경우 출자전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화성산업
지난해 11월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3개월의 실사작업을 거쳐 2월 초 워크아웃이 확정됐다. 쁘렝땅백화점을 비롯한 고정자산 1천325억원, 유가증권 및 국공채 매각 573억원 등 2천억원대의 매각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고정자산 처분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99년 안에 부동산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장부가(구입가)에 비해 시세가 턱없이 낮아 난감한 처지.
금융기관에서 자산 매각 압력을 가할 경우에 대비, 워크아웃 이행 계획 타당성 여부를 재검토, 채권은행단과 계획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금융기관에 내야하는 수정 계획서 제출 기한을 넘긴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는 6월 이후에는 자산 매각 문제가 현안으로 불거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지난 2월까지 백화점, 할인점 매출실적이 채권은행단과 합의했던 계획보다 17% 이상 높게 달성돼 그나마 안도하고 있는 분위기다.
◇서한
지난 2월 초 워크아웃이 최종 확정됐다. 다른 업체와 달리 대구은행을 비롯한 6개 채권은행단과 합의해 36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를 발행, 금융비용 부담을 상당히 줄였다. 유가증권 매각도 호조를 보여 금융기관으로부터 75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올해 매각하기로 한 서울시티파크(공시지가 236억원), 사옥부지(공시지가 48억원) 등 4건의 부동산은 매각이 불투명한 상태다. 채권은행단과 협의를 거쳐 부동산 매각 계획을 수정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간공사를 줄이고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 부문 중심으로 사업기반을 다져 기업회생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구백화점
작년 12월 중순 워크아웃 확정 이후 이행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전환사채 발행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당초 20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으로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려 했지만 전환사채 가치 평가를 놓고 채권금융기관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몇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자산매각과 관련해서도 적절한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매각을 한다 해도 여러 금융기관이 동시에 갖고 있는 담보권 해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부동산, 유가증권 등을 순조롭게 처분해야 시지 D마트를 비롯한 신규 유통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산업과 마찬가지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워크아웃 계획보다 10% 이상 초과한 것이 대구백화점 회생에 청신호 역할을 하고 있다.
◇(주)갑을
지난해 11월 양해각서 확정체결 이후 지금까지 뚜렷한 진척상황이 없다. 올해부터 상당수 부동산을 매각하고 계열사도 팔아야되지만 아직 이행실적이 없는 상황.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은 다소 불만스러운 기색이다.
갑을은 이에 대해 토지공사 등에 부동산을 내놓았지만 워낙 부동산 경기가 없어 팔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퇴출된 신한견직을 처리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추진하고 있지만 역시 뜻대로 되지않고 있다며 자구 실적이 지지부진함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은행이 하라는 대로 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무역 그룹
워크아웃의 핵심은 무역, 방직, 합섬 등 동국 3사를 합병해 기업 경영효율을 높이는 한편 부채비율 감소를 위해 중국 곤산공장을 포함해 모두 9개의 계열사를 처분한다는 내용.
워크아웃이 확정된지 이제 한달 남짓돼 아직 절차를 밟는 과정에 있다. 본격적인 자구 실적이 나오기는 이른 시점. 주채권은행인 제일은행도 계획만 정했을 뿐이며 일정에 문제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동국합섬 내 계열사 1개를 거의 매각한 단계다.
오는 26일 열리는 동국무역 주주총회는 본격적인 자구노력의 신호탄이 될 전망. 동국방직을 맡아온 백문현회장이 동국무역 회장을 맡아 제일은행이 추천한 사장과 함께 워크아웃을 추진할 방침이다.
백회장 체제를 출범시킨 뒤 오는 6월까지 동국 3사를 합병하는 등 구조개선작업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남선알미늄
1월 양해각서 체결이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지원이 두드러진다. 이미 46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신규 지원했으며 대출금중 32억원을 기한연장했다.
은행은 앞으로 1천억원에 이르는 채무를 이같은 방식으로 기한연장하는 한편 전환사채 인수, 대출금의 출자 전환 등을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선도 자구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98년말 현재 인원은 97년에 비해 23%, 인건비는 43% 감축했다. 구미공장 매각 추진 외에는 공장매각 실적이 부진한 편. 은행은 구미 달성 등지에 있는 공장 4개중 2, 3개를 팔고 본사 사옥도 매각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李相勳.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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