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중계 순차방송'협약 석달만에 무산

방송3사가 스포츠 중계권을 놓고 전면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전파낭비 및 과당 경쟁으로 인한 중계권료 인상 방지,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 보장 등을 위해 방송3사가 맺은 '스포츠중계 순차방송 협약'이 불과 석달만에 줄줄이 깨지고 있는 것. 순차방송은 중계권료 협상, 화면수신 등을 주간 방송사 한 곳이 맡고 3사가 게임을 나눠 하나씩 중계하는 제도다.

문제의 발단은 28일 개최 예정인 '브라질 축구대표팀 초청 친선경기'. KBS는 "브라질전은 한일전 처럼 국민적 관심이 되는 경기를 동시방송할 수 있도록 한 협약 예외 조항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며 순차방송 원칙을 고수한 SBS와 맞섰고 결국 3월 브라질전은 KBS가, 4월 '한국-벨기에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는 MBC가 단독 중계키로 했다. KBS는 이 과정에서 당초 방송3사가 합의한 중계권료 3억5천만원보다 많은 5억원으로 브라질전 단독 입찰에 응했다.

SBS는 이에 맞서 오는 4월4일 나이지리아에서 열리는 '세계 청소년축구 선수권 대회' 전 16경기의 단독중계를 선언했다. 4월 대회의 주간 방송사로 정해진 SBS는 최근 TV방영권 협상 대행사인 TNT로부터 대회 독점중계권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단독중계가 가능하다는 것. SBS측 관계자는 "KBS가 브라질전 단독중계를 고집, 순차방송 협약을 무산시켰다"며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자구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막대한 광고 수익이 걸린 대형 스포츠 경기에 대한 중계권을 놓고 방송사들이 이전투구를 시작하면서 또다시 과거의 합동방송체제로 환원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SBS의 세계 청소년축구 선수권 대회 단독중계 방침에 대해 조만간 대응책을 정하겠다"고 밝힌 KBS의 대응도 주목된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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