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 겸임교수 초빙 붐

풍부한 현장경험 접목 정교수보다 인건비 절감 교수확보율 인정 효과도

신학기 개강을 맞아 지역 대학가에는 겸임교수의 강단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대학마다 유명 인사나 관련분야 전문 직업인들을 경쟁적으로 초빙하는 바람에 일부에서는 겸임교수 숫자가 정규교원 수의 10%를 넘는 곳도 있다.

대학이 겸임교수 채용을 늘리는 것은 교육의 현장 연계와 학교홍보란 목적 외에도 IMF 이후 나타난 재정난 타개라는 속사정이 깔려 있다. 연봉 수천만원의 정교수 채용보다는 시간당 강사료 4만~5만원 정도의 겸임교수 확보가 우선 인건비 절감효과를 가져오기 때문.

게다가 겸임교수가 주당 9시간 강의를 맡을 경우 각종 대학평가에서 정규 교원 1명 채용과 같은 교수 확보율을 인정받을 수 있어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도 얻게 된다.

연예인 · 전현직 고위 공무원 · 기업가 · 변호사 · 언론인 · 연구원 · 패션디자이너 · 도예가 등 대학의 겸임교수 직업은 각양각색.

박병련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대구대에서 행정학 특강을 맡고 있으며, 대구방송의 김성태 전무이사가 영남대에서 방송편성 제작론을 강의하고 있다. 또 구종태 전대구지방경찰청장이 대경대학에서 경찰학개론, 형사소송법 등의 전임교수로 활동중이며, 탤런트 최란씨는 같은 대학의 카메라연기 강좌를 겸업하고 있다.

영남대는 겸임교수가 650명의 정규 교원수의 10%에 가까운 63명으로 올 신학기 들어서만 19명의 겸임교수를 강단에 새로 초빙했다. 대구대도 426명의 정규교수 숫자의 10%가 넘는 51명의 겸임교수가 강의를 맡고 있다. 올들어서만 34명이 늘어났다.

또 경북대와 계명대·대구효가대·경산대·경일대에도 각각 20명 안팎의 겸임교수들이 강의를 맡고 있어, 대구인근 7개 4년제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 직업인들만 모두 200여명에 달한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풍부한 현장경험을 지닌 전문인들의 강의에 학생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며, 대학의 실용교육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교수나 전문강사들은 강의시간 위축과 수업의 전문성을 조심스럽게 지적하는 등 곱지 않은 시선도 보이고 있다.

〈趙珦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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