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사랑 손길이후-김남조씨 가족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소리가 있었는지 너무나 당혹스러웠습니다. 보청기에 익숙해지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소리를 되찾았다는 기쁨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경북대 북문 부근에서 포장마차로 생계를 꾸려가는 김남조(42.여.대구시 북구 산격동)씨 가족은 요즘 한동안 잃어버렸던 웃음을 되찾았다. (98년 11월27일 본지 보도)

매일신문 '기쁜날 이웃사랑'에 딱한 사연이 소개 된 뒤 딸 선화(15.가명)가 보청기 제조회사 '오디나 보청기'의 도움으로 꿈에도 그리던 보청기(300만원 상당)를 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거의 듣지 못한 선화는 가난 탓에 '소리없는 세상'에서만 지내왔다. 의사소통이 힘겨워 친구들로부터도 멀어져 갔다.

"이제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정확하지 못한 발음을 고쳐주려고 애쓰는 친구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선화는 동산병원 난청연구소가 보청기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무료로 도와주고 있어 앞으로 1, 2년이 지나면 정상인과 차이없는 생활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도움의 손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자가 대구가정복지회를 직접 방문, 선화의 보청기 구입에 보태라며 20만원을 전달한 것을 비롯해 ARS서비스를 통해 모금된 각종 성금 143만원이 김남조씨 가족에게 전달됐다.

"사람을 보면 피하기만 하던 선화가 친구들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쁨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김씨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 있었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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