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일교회 100년역사 화보집 5월 출간

대구·경북지역 개신교역사와 맥을 같이 해 온 대구제일교회(담임목사 정영환) 100년 역사를 담은 화보집 '사진으로 보는 대구제일교회 백년사'가 오는 5월 출간된다.

국배판 240쪽인 화보집은 1893년 미국인 윌리엄 베어드(한국명 배위량) 목사의 선교로 지역에 개신교가 처음 전파된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구제일교회 역사를 말해주는 사진 700여장을 싣고 있다.

대구·경북 개신교계에서 최초로 발간되는 이 화보집은 단순히 한 교회사의 기록이라기보다 지역 개신교선교 과정을 사진으로 생생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또한 일부 사진은 최근 외국의 선교사 후손 등으로부터 입수,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사진사적 의미도 담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인 예수교장로회 선교사들이 대구·경북지역에 발을 디딘 후 나타난 초기 지역교회의 모습.

1896년 배위량 목사가 약전골목 남성로50번지(전 대구제일교회 자리) 정완식씨 소유 대지 420평을 구입해 세운 지역 최초의 교회 모습부터 1902년 '남자 사경회'를 끝낸 뒤 찍은 기념사진 등이 실려있다. 당시에는 사경회도 남녀를 엄격하게 구별해 열렸다.

초대교회 사진속 신자들의 모습에서 1897년 교회 창립직후 수명에 불과했던 신자수가 1902년 177명, 1904년 780명으로 증가, 뜨거웠던 교회부흥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천주교와 구별하여 신교 교회임을 나타내기 위해 왼편 구석에 '야소(耶蘇, 한자로 '예수'의 뜻)교회당'이라는 팻말을 걸어놓은 것도 이채롭다.

화보집은 대구·경북지역 제1호 개신교인이었던 서지명씨 부부도 소개하고 있다. 당시 약전골목에서 외국인 선교사의 전도 광경을 구경하던 서씨는 나무꾼의 잘못으로 얼굴을 다쳐 피를 흘리던 선교사가 '내 잘못'이라며 오히려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아 신자가 됐다고.

이후 서씨는 1899년 제일교회내에 세워진 지역최초의 병원 '제중원(동산의료원 전신)'에서 외국인 의사의 조수노릇을 하다 최초의 병원 전도인이 됐다.

사진은 당시 전도 모습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체면을 중시하기로 유명했던 지역 양반층에 전도하기 위해서 선교사가 양반 어른을 높은 곳에 모시고 자신은 낮은 곳에서 올려다 보며 포교, 철저한 현지화 선교 전략을 읽게 한다. 이중 '남자 사경회' '선교사의 양반전도' 사진등은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화보집은 대구가 평양에 이어 '조선 제2의 예루살렘'이라는 칭호를 얻는 계기가 됐던 1933년 '제4회 전국 조선주일학교대회' 사진도 싣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3천500여명의 신도들이 운집, 교회안에 모두 들어가지 못해 동산(현 동산의료원 자리)에서 따로 예배를 봐야할 정도였다고 당시 교인들은 전하고 있다.

백년사 편찬위원회 나판술집사는 "화보집은 사진설명에 영문표기를 덧붙여 전국 각 대학 도서관과 교회, 미국 한인교회 등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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