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신지식인이 누구인가

희한하게도 정부에서 '신지식인'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유포시키고 있어서 논란이 분분하다.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사람은 누구라도 '신지식인'이라면서 컴퓨터를 사용하여 생업의 능률을 높인 여러분의 직종까지 사례로 열거하고 있다.

'지식인'이라는 다소 호의적인 지칭어를 특정의 직업인에게만 한정해서 사용하는 식으로 아낄 것까지는 없을테고, '지식'의 개념도 많이 달라진 세상이긴 하다.

예컨대 아주 기본적인 공중도덕조차 안 지키면서도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하는 이상한 사람까지 '교양인'으로 대접받는 우리만의 특이한 언어습관을 보고 있으면 '지식인'도 조만간 어떤 성역에서 발가벗겨 지리라는 예상쯤은 진작에 나와 있는 형편이다.

지금 우리가 따져야 할 것은 어떤 지칭어의 정확성 여부이다. 컴퓨터가 최첨단의 이기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의 기능을 남보다 한발 앞서서 활용했다고 해서 '신지식인'이라고 부른다면 당사자 자신도 좀 민망하지 않을까 싶다.

언어의 인플레 현상이 너무 지나쳐서 겉돌고 있는 것이다. 전화가 신발명품으로 일상화되기 시작했을때 그것을 적절히 사용한 사람에게 과연 '신지식인'이라고 불렀을까?

'지식인'이 존경받을만한 생업일리는 만무하다. 지식도 한낱 정보일뿐이며 실제로 그런 세상이 발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농산물 직거래망을 개설하여 판매수익을 올린 농민까지 '신지식인'이라면 '농부'라는 훌륭한 직업이 또다른 야유의 대상이 될까봐 걱정인 것이다.

〈소설가·계명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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