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방 선정과정에서의 김현철(金賢哲)씨의 개입의혹이 서서히 '꼬리'를 드러내고 있다.
현철씨의 최측근 이성호(李晟豪)전대호건설 사장이 최근 극비리의 검찰조사에서 현철씨 개입을 뒷받침하는 '중요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의 칼날이 현철씨를 향해 급속도로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이씨는 지난 97년 현철씨 비리 수사때 자진귀국, 현철씨 비자금 50억원을 관리해줬을 뿐만 아니라 각종 이권청탁과 함께 12억원을 제공했다고 진술함으로써 현철씨 비리를 파헤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인물이다.
이에 따라 당시 검찰주변에서는 이씨와 검찰 사이에 모종의 '플리바겐(Plea Bargain.수사에 협조하는 피의자의 범죄혐의를 경감해주는 수사기법)'이 작용했던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돌았었다.
이렇게 볼때 이씨의 '입'이 또다시 결정적으로 수사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씨가 조사를 받은 시점이 지난달초인 것으로 알려져 이씨의 진술내용을 근거로 주변조사를 진행한 끝에 모종의 단서를 포착, 지난 25일 전병민(田炳旼)씨의 비리사실을 전격 공개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씨의 진술내용에 관해 검찰은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현철씨 개입여부를 사실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이씨가 대신증권 이준호(李俊鎬) 사장에게 10억원을 되돌려주는 과정에 현철씨가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증거가 상당부분 수사망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즉, 전씨가 대신측으로부터 받은 15억5천만원중 일부가 현철씨에게 흘러들어갔고 이후 문제가 생기자 현철씨가 자금관리인인 이씨를 시켜 돈을 반환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수사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반환시점인 95년 당시 대주컨소시엄 내부에서 대주건설과 대신그룹측간에 경영권 분쟁이 생기면서 "소산이 민방선정을 도와주고 업체사람들과 자주 만났다"는 뒷소문이 나돌았던 것으로 알려져 현철씨가 직접 수습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같은 현철씨의 행태는 지난 97년 수사때도 검증된 바 있다는게 당시 수사관계자들의 증언이다.
한 수사검사는 "측근인 박태중씨가 현철씨에게 '돈이 없다'고 불평하자 이씨를 시켜 3억원을 주도록 한 적이 있다"며 "현철씨에게 들어간 돈은 절대로 다시 나오는 법이 없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 즉시 이성호를 시켜서 돈을 대신 지불케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씨와 전씨, 그리고 대신증권 이사장과 금품로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대신전기 양회천(梁會千) 사장이 모두 현철씨를 중심으로 특별한 친분관계를 맺었다는 후문이어서 이번 사건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사각관계'를 단순한 금전거래관계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씨는 현철씨의 은닉비자금 50억원의 상당부분을 대신증권 지점에 차명계좌를 개설해 주식투자를 했을 정도로 양 사장과 친분관계를 맺고 있어 현철씨의 직접지시가 없었던 이상 굳이 10억원을 반환했을 리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철씨나 측근들의 개입여부를 규명해내기 까지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씨와 대주컨소시엄측의 진술만 있어 계좌추적으로 전씨가 수수한 15억5천만원의 구체적인 행방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대주측이 조성한 전체 비자금의 규모와 구체적인 용처를 파악하는데만도 최소한 20일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진술내용이 나왔다고 무작정 관련자들을 소환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현재 미국 하와이에 체류중인 전씨가 자진귀국해 조사에 응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수사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주변의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내사과정에서 현철씨 개입을 뒷받침하는 '물증'이 확보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아 농.축협 비리 수사가 마무리되는 내달 중순쯤부터 관련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조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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