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경영 현장-회사공개·품질 고급화로 위기극복

"지난해 2월부터 외환위기의 영향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BIS비율을 맞춰야 하는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꺼리는데다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추가 담보제공과 신용보증서를 요구했어요. 7월말 거래업체 3곳이 동시에 부도났을 때는 앞이 보이지 않았어요"

대구 성서공단의 거성세라믹스 권세현(48)사장은 "98년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해"라며 진저리를 쳤다.

거성세라믹스는 83년 창업이후 10년간 무차입 경영을 했으나 93년 성서공단으로 이전한 뒤 품질개발을 위해 외부자금을 많이 끌어다 썼다.

권사장은 그러나 회사경영 공개와 품질 고급화 및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외환위기를 넘겼다. 위기의식을 느낀 종업원들도 스스로 불량률을 줄이고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또 작업시간을 자발적으로 줄였고 시간외 수당과 보너스도 반납했다. 이 때문에 거성세라믹스는 지난해 단 한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거성세라믹스는 예전엔 거들떠보지 않던 100만~200만원짜리 소액 주문에도 적극 응했다. 거래업체들을 다변화시켜야 연쇄부도의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함께 기계부품 생산에만 국한됐던 아이템을 생활용품으로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불고기판용 파인 세라믹을 개발, 특허출원을 했고 바이오 및 의료용 세라믹도 개발했다.

거성세라믹스의 특허출원 및 등록 건수는 21건. 중소기업답지 않게 박사급 연구원을 3명이나 두고 있는데다 매출액의 5%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어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다.

4월부터는 가야대학과 함께 악세사리 및 판촉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신제품 '골드 서메트'의 상품화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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