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로수 고사위기

행정당국이 나무의 건전한 생육과 수형 개선을 위해 실시하는 가로수 및 조경수 가지치기 작업이 사후관리를 고려치 않고 대부분 마구잡이로 이뤄져 상당수 가로수들이 고사상태에 빠지거나 병해충에 감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대 조경식물생태연구실이 지난달 근린공원, 도로, 아파트 단지의 나무 199그루에 대해 가지치기 표본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88.4%인 176그루가 가지치기 잘못으로 나무 생육상태가 극히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나무 몸통에 밀착, 가지를 매끈하게 잘라야 정상적인 생육을 기대할 수 있으나 달성.두류공원 조경수의 경우 가지치기 후 남은 그루터기의 길이가 평균 8.8cm나 됐고 아파트단지 조경수와 가로수들도 그루터기의 길이가 각각 6.2cm와 3.7cm나 되는 등 가지치지가 무분별하게 실시되고 있었다는 것.

이로 인해 그루터기와 몸통 일부까지 썩어 들어가는가 하면 이 부위를 감염시킨 병해충이 나무 전체로 확산되는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또 절단면이 매끄럽지 않아 자체 치유현상(유압)이 지체되는 나무가 57그루, 부주의로 가지 깃을 찢은 경우도 24그루나 됐으나 치료제(유합제) 등으로 마무리 처리를 한 나무는 15그루에 불과했다.

영남대 조사팀은 일선 행정기관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공공근로요원 등 비전문가들을 동원, 가지치기 작업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그루터기 정리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가지치기에 대한 전문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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