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낮에 여고선수 납치라니

향토 여고출신 수영 국가대표선수의 대낮 피납(被拉)사건은 그 자체로도 충격이지만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응축된 사안이다.

스포츠가 국력이라는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21세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국위선양에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물론 스포츠가 이젠 거의 프로화되는 경향을 띠면서 돈이라는 경제적 측면도 간과해 버릴 수 없는게 현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가대표선수 한 명이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하면 국가의 위상제고는 물론 선수 개인에겐 부(富)와 명예를 함께 거머쥐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이와 관련한 스포츠산업의 발전은 국가경제에도 큰 보탬이 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수영선수 피랍사건이란 폭력수단은 선수자신에겐 심신에 큰 타격을 줘 자칫하면 선수생활 자체를 영위할 수 없도록 하는 위해(危害)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박찬호, 박세리 선수가 이미 이를 실증해 보이고 있다. 어느 산업, 어떤 분야가 일찍이 이토록 국가위상을 세계에 떨친 일이 있던가.

이런 배경을 감안할때 우선 경찰은 이번 피랍사건의 범인을 반드시 검거해야 한다. 만약 범인검거에 실패했을 경우 우리 스포츠계에 제2, 제3의 모방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더욱 경찰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설사 범인들의 주장이 맞다해도 폭력, 그것도 아직 미성숙하고 감성이 예민한 여고1년생에게 납치라는 공포의 폭력수단을 가한건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만약 이번 사건이 그냥 흐지부지 넘어간다면 선수관리는 물론 스포츠 자체가 위태로운 사태가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또 차제에 짚고 넘어갈 점은 범인들이 '선수생활을 그만두라' '코치가 수영계를 말아 먹는다' '유능한 선수들을 내쫓고 무사하지 못한다'는 말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단 불만으로 무시할 수도 있지만 우리 수영계 더 나아가 모든 국가대표 선수선발 과정이나 감독들의 관리 등에 문제점이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 대목이다. 이런 배경을 감안, 체육계도 대표선수의 선발, 감독들의 관리문제 등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부조리나 불공정의 개입 소지가 있는건 개혁차원의 말끔하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재발방지 차원에서 선수관리 특별대책도 함께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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