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타는 유고-난민이 밝힌 현지표정

"당신네들, 아르나우트(알바니아인들을 비하하는 터키어)들은 너무 많아. 우리가 그 숫자를 줄여줄거야"

코소보 서남부의 브레스토브츠 마을에서 쫓겨나 2일전 알바니아 북부 쿠커스로 피난온 알바니아계 코소보 난민 아짐은 아직도 공포에 떨며 당시 세르비아 경찰이 내뱉은 말을 전했다.

"우린 폭격때문에 4일전 우리 마을을 떠났지요. 멀리서, 우리는 마을의 모든 집들이 불타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어느날 아침, 세르비아 경찰이 우리를 포위하고 언덕위로 내몰았죠. 그들은 도망치려는 사람들은 모두 가차없이 사살했죠"

세르비아 경찰은 그 다음 마을사람들을 남녀별로 나눈뒤 여자들을 모두 불타는 마을쪽으로 끌고갔고 남자들은 얼굴을 땅쪽으로 향한채 엎드리게했다.

아짐과 다른 알바니아계 코소보인들은 돈과 시계등 갖고있던 모든 것을 빼앗겼고 신분증도 몰수돼 찢겨졌다.

"그들은 우리에게 (세르비아인들의) 세 손가락 표시를 하게하고 '세르비아! 세르비아!'를 외치도록 강요하고는, 유개(有蓋) 트럭에 태워 국경부근으로 끌고갔죠. 우린 분명히 무덤으로 끌려가고 있다고 믿었죠"

쿠커스 회교사원 부근의 한 광장에서, 태어난지 불과 5주밖에 안된 아기를 어르고 있던 한 젊은 코소보 여인도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얼굴로 아짐이 겪은 것과 유사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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