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계종 사태 이후 유고상태에 있는 조계종 차기 종정 추대문제가 최근 공론화되는 등 불교계 내외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 월하(月下)종정이 사태 당시 교시를 통해 정화개혁회의 출범을 주도하는 등 반(反) 총무원의 중심적 위치에 서오다 지난해 12월 30일 원로회의에서 불신임당해 사실상 궐위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부터 차기 종정추대에 대한 의견들이 종단 내부에서 조심스레 나왔으나 월하종정의 5년 임기(5월 12일)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자연스럽게 새로 추대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여론에 따라 그동안 후임 종정 추대를 미뤄왔다.
그러나 늦어도 부처님 오신날 (5월 22일) 전에는 반드시 새 종정스님을 모셔야 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후임 종정으로 거론되고 있는 스님은 혜암(慧菴·79) 원로회의 의장을 비롯 서옹(西翁·87) 고불총림 방장, 석주(昔珠·90) 칠보사 조실, 관응(觀應·89) 직지사 조실과 송담(松潭) 인천 용화사 법보선원장, 원담(圓潭) 덕숭총림 방장, 범룡(梵龍) 봉암사 조실 등.
하지만 교계 관측통들은 "종정 추대문제는 과거의 예로 볼때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해인사 방장을 지낸 혜암스님이 손꼽히고 있다. 94년 개혁종단 출범때 견인차 역할을 했고 지난해 종단사태때도 '종헌 종법 고수'라는 소신있는 자세로 사태 마무리에 큰 역할을 해냄으로써 종정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고산 총무원장과 같은 범어문중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같은 범어문중인 석주스님은 종정 추대때마다 후보로 거론되어온 원로. 세차례 총무원장을 역임했고 불국사, 은해사 주지를 거쳤으며 여러 분야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
서옹스님은 70년대 이미 종정을 지낸 불교계 최고의 선지식(善知識). 지난해 무차선회(無遮禪會) 개최 등을 통해 한국불교와 화두선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물망에 오르고 있다.
관응스님은 한국불교 최고의 대강백이자 선사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로 법등 중앙종회 의장 등 종회를 주도하고 있는 '영우회'의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성철, 월하종정의 사례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의외의 인물이 종정에 추대될 가능성도 높아 누가 차기 종정에 추대될지 현재로서는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며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가진 종정의 자격은 매우 엄격해 승랍 45세 이상, 세수 65세 이상, 대종사 이상의 법계를 가진 고승으로 종헌에 규정돼 있다.
종정 추대는 22명의 원로회의 의원과 총무원장, 호계원장, 중앙종회의장으로 구성된 종정추대회의에서 재적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되며 회의는 종정 임기만료 3개월전이나 유고시 원로회의 의장이 소집하도록 되어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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