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한글 이름짓기대회에 등장할 만한 예쁜 이름이지만 이 속에는 21세기를 주도할 첨단기술로 꼽히는 생명과학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일류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져 있다.
서울대 황우석(黃禹錫.수의과대)교수팀이 체중 980㎏의 슈퍼한우의 체세포를 핵을 제거한 난자와 결합시켜 지난 27일 탄생시킨 슈퍼한우 복제송아지에 '진이(眞伊.Jean-ie)'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일 한우 복제송아지 탄생소식을 듣고 지어준 이 이름에는 '역사를 앞서가는 삶을 살면서 시대를 초월해 칭송을 받는 작품을 남긴 황진이처럼 온국민의 사랑을 받는 슈퍼소가 되라는 바람'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세상을 열어가는 탐구정신을 발휘한 연구팀을 기리는 뜻'이 담겨있다.
생명공학분야의 뛰어난 '결실'에 소망을 담은 예쁜 이름을 지어준 것은 지난 96년말 생명공학연구소 이경광(李景廣) 박사팀이 두산개발㈜과 함께 탄생시킨 최초의 형질전환 젖소 '보람(BOLAM)'이가 원조격.
모유 락토페린 생성유전자를 뽑아내 젖소 수정란에 삽입, 아기들의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락토페린 성분이 든 우유를 생산하도록 만든 젖소 '보람'이에는 이 연구가 결실을 거둬 농가에 희망과 보람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연구팀의 마음이 담겨있다또 한국과학기술원 유욱준(兪昱濬.생물과학) 교수팀이 고가 의약물질인 사람백혈구 증식인자(G-CSF) 유전자를 토종 흑염소 수정란에 삽입, 98년 3월 탄생시킨 형질전환 염소에게는 '메디(Meddy)'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메디의 젖에는 G-CSF가 다량 함유돼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 물질은 1g에 11억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의약물질이기 때문에 염소 자체가 인류의 질병치료에 기여하는 의약품 공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황우석 교수팀은 지난 2월에 '진이'와 똑같은 방법으로 탄생시킨 슈퍼젖소 복제송아지에 '영롱이(Young-long)'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우리 생명과학기술이 계속 발전해 세계 과학계에서 오래토록 '영롱하게' 빛을 발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영롱이'가 농촌의 '영농(營農)'에 기여해 농촌경제를 일으키는 초석이 되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우리 과학계가 이름 하나를 짓는데도 이처럼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세계 최초로 포유동물 복제에 성공한 영국 로슬린연구소가 복제 양에게 인기가수 '돌리 파튼'의 이름을 따서 '돌리'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과 좋은 비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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