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고슬라비아 공습이 시작된 이후 세르비아의 조직적인 '인종청소'로 쫓겨난 알바니아계 주민들의 난민행렬이 이어지면서 발칸지역은 거대한 증오와 공포의 땅으로 변했다.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등으로 유입된 난민이 이미 30만명을 넘어섰으며 적어도 20만~30만명이 조직적인 약탈과 방화로 생활터전을 잃고 국경지대로 쫓겨오고 있다.
다음은 시사주간지 타임이 4월12일자 커버 스토리로 전한 코소보 인종청소의 참상을 간추린 것이다.
▲ 페치시에서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함께 생활해온 데르비스 아우다자(54)는 지난 주초 마을로 진입한 세르비아 민병대로부터 10분내로 가재도구를 챙겨 시광장으로 모이라는 명령을 받았다. 강제로 떠밀려 시광장에 모인 알바니아계 주민 1만5천여명은 인근 체육시설에 수용됐으며 집단처형이나 나토 공습에 대한 인간방패의 공포를 안고 밤을 지샜다.
이튿날 아침 뜻밖으로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말을 듣고 집에 도착했지만 집은 이미 잿더미로 변한 상태였다. 아우다자는 이웃으로 지내온 세르비아 주민에게 보호를 요청하면서 "내가 50년동안 생활한 것이 집을 불태울 만큼 잘못된 것이냐?"고 하소연을 했지만 "외부사람들이 한 일이다"는 말만 들었다.
아우다자는 13시간 동안 휠체어를 끌다 트럭의 도움을 얻어 몬테네그로 로자예에 도착했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배고픔과 질병, 절망 뿐이었다. 세르비아 주민들과 이웃하며 살아온 날들은 이제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됐다.
로자예에는 아우다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난민 5만여명이 이 도시를 거쳐가거나 아직도 머물고 있다.
한꺼번에 난민이 몰리면서 의사들은 결핵 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 현지 의사는 "임산부가 결핵을 앓고있는 남자 옆에서 출산을 하고 여러 사람이 밥그릇 하나를 같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여기가 바로 지옥"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BBC방송도 3일 세르비아계 경찰이 알바니아계 남자 약 100명을 대량 학살한 장면을 촬영한 테이프를 입수한 뒤 이를 편집 방영했다.
BBC는 코소보주의 알바니아 국경에서 자사 기자가 알바니아계 주민으로부터 테이프를 입수했다고 밝히고, 3월25일밤 코소보주 남부 크루사-에마흐드 마을에서 발생한 학살장면은 너무 잔인해서 모두 그대로 방영할 수 없었다고 편집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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